석사 과정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덕목은 '기본기'이다. 이 기본기에는 외형적 형식과 내부적 구조로 나눌 수 있다.
외형적 형식은 글의 성격에 따라 갖추어 할 조건들이 해당한다.
가장 먼저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틀을 갖추고, 각 사항에 맞게 글을 작성해야 한다. 서론은 선행 연구를 요약하고 문제점을 지적하여 자신의 연구가 필요한 이유를 적어야 한다. 본론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그 근거들을 제시해야 한다. 결론은 서론과 본론을 요약하는 단계인데, 차후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만약 특정 양식을 선호하는 교수가 있다면, 그 틀에 맞추어야 안전한 점수를 확보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인용 방식을 지켜야 한다. 학교마다 전공마다 인용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성서학 전공자라면 우선 SBL Style을 잘 익혀두고, 차후 학교 양식에 맞추면 된다.
간과할 수 있지만 오타나 문법 오류는 꽤나 중요한 문제이다. 사소한 실수 1-2개는 허용될 수 있으나, 그이상은 감점 사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평가자 입장에서는 기본이 안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페이퍼를 내려놓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내부적 구조는 글의 전개 방식, 논리 구조 등이 포함된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동일한 주제를 다뤄도, 연구자의 개별적인 저력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연구자의 주장과 근거를 독자들이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느냐가 해당 연구자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석사 과정에서 요구하는 기본이다. A를 최고점으로 매기는 등급제로 따지면, A-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는다.
A와 A-를 나누는 기준은 '창의성'이다. 창의성은 앞서 다룬 두 항목 중에서 외형적 형식이 아닌 내부적 구조에 포함되는 항목이다.
여기서 많은 학생들이 빠지는 함정이 '창의성'이라는 단어에서, 기존에 아무도 말하지 않은 새로운 주장을 해야 한다는 착각이다.
선행연구에 적용한 적이 없는 방법론을 사용하는 것으로, 창의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가령 Richard B. Hays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문학에서 논의된 'intertextuality'를 성서학에 접목했기 때문이다. 후대 학자들은 그 방법론을 발전시키는 방향을 선택해도 되고, 그 방법론 그대로 사용해서 Hays가 다루지 않은 본문을 연구 범위로 설정해도 된다.
아니면 기존의 대안들을 절충해서 새로운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 가령 선행연구에서 A 본문은 B의 영향을 받았다는 견해가 다수이고, C의 영향을 주장하는 이들이 소수라고 치자. 누군가 A는 B와 C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다고 주장해도 창의적인 대안으로 인정받는다.
여기서 잊지 말고 근거를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근거 제시는 선행 연구를 인용하거나 자신만의 논리를 명확하게 밝혀서 해결해야 한다.
성서학에서는 성경 본문이 가장 강력한 근거로 사용된다. 따라서 기존 견해를 활용하든 자신의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든 해석적 근거를 나열해야 한다.
설령 평가자의 주의를 끌만한 주장을 해도 기대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면, 가장 기본이 되는 근거 제시가 미흡했다고 생각하면 얼추 맞을거다.
박사 과정에서는 '창의성'을 평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서는 현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 자격이 생기므로, 나중에 기회가 될때 다루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