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묵시록에서 하나님은 “양의 주인”(the Lord of the sheep)으로 지칭된다. 하나님이 양의 주인으로 처음 등장하는 계기는 양의 울부짖음에 대한 반응과 관련이 있다(89:16). 양의 주인으로서 그의 권위는 “지팡이”(the staff, 90:18)에서 나타난다. 지도자와 지팡이의 상관관계는 모세가 각 지파에서 지팡이를 하나씩 취하고 다시 지휘관들에게 돌려준 사건(민 17장)을 일례로 들 수 있다. 목축 사회에서 주인이 직접 목자로서 양무리를 보살피기도 하지만, 자신을 대신할 목자를 고용하기도 한다. 동물묵시록에서 하나님은 목자보다는 주인으로 등장한다. 그 특징이 “양의 주인”이란 칭호에서 잘 드러난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지도하는 실질적인 지도자는 모세이며, 그는 양으로 묘사된다(89:16–38). 이스라엘 왕국에서 첫 세 왕(사울, 다윗, 솔로몬)은 모두 숫양이었다. 이스라엘 멸망 이후 70 목자가 등장하는데, 그들은 특정 기간에 이스라엘 민족을 다스리도록 하나님으로부터 권위를 위임받은 자들이다(89:59). 동물묵시록에서는 하나님께 목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목자로 지칭하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목자보다는 주인의 역할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양의 주인으로서 목자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사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의 주인”과 같은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백성은 양으로 묘사된다는 점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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