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여유롭게 『솔로몬의 시편』에 관한 소논문 4편 정도 읽었다. 글에서 비난하는 왕조에 관한 견해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하스모니안 왕조이고, 두 번째는 헤롯 왕조이다. 대세는 하스모니안 왕조를 지지하는 견해로 보인다. 둘 중 어떤 견해를 따라도 이스라엘 왕조를 박살 내는 외부 세력은 로마 폼페이 장군으로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더 많은 글을 읽어봐야겠으나, 지금은 헤롯 왕조라는 견해에 가깝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방인"이나 "외국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 관련이 있다.
하스모니안 왕조가 다윗 가문의 후손이 아니라는 이유로 왕조의 정통성을 부인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엄연히 유대인이다. 정치 권력(=왕권)과 종교 권력(=제사장)을 통합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으나, 그들은 제사장 가문이므로 두 영역을 통합했다 하더라도 비판의 대상은 될지언정, 저주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설령 종교 영역에서 부정부패가 있더라도 "이방인"이나 "외국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는 없다.
반면 헤롯 왕조는 이방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헤롯 대왕은 유대인 가문이 아닌 혼혈 태생이다. 유대적 정통성을 따지자면, 헤롯 왕조야말로 이방인에 가깝다.
흥미로운 사실은 성전과 관련이 있다. 하스모니안 왕조의 업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전 청결 사건이다. 로마 제국에 의해 부정해진 예루살렘 성전을 정결하게 하고 수전절을 지키도록 한다. 헤롯 대왕은 통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헤롯 성전을 증축하도록 했다.
성전 회복과 메시아사상의 연관성을 고려한다면, 마땅히 헤롯 왕조보다는 하스모니안 왕조에 더 정통성을 부여해야 한다. 유대인 정체성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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