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20대 중반에 목회학 석사(MDiv) 과정 졸업 후 교회 사역에 전념하려고 일절 사역을 안 하고 공부에 전념했다. 주변에서는 유학 가라는 권면이 종종 있었지만, 당시에는 진심으로 교회 현장이 우선 순위에 있었다.

 

연구소장이셨던 A 교수님은 가끔 연구소에 오셔서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는지 보러 오시고, 가끔 같이 등산하지고 권하셨다. 중간중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도움이 되는 조언이 되고 있다. 몇 번은 연애와 결혼에 대한 말씀도 하셨는데, 그 때는 흘러 가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내 삶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가령 내 상황에서는 영국으로 건너 가기 전에 결혼을 하지 못하면, 박사 학위 취득 후 결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 상황을 내다보신 건 아니겠지만, 10년도 전에 이와 관련된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다.

 

B 교수님은 어느 날인가 찾아 오셔서 A 교수님처럼 공부만 열심히 해서는 안된다며, 공부는 A 같은 분이나 그렇게 하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스펙만 놓고 보고 보면 B 교수님은 최상급인데, A 교수님의 학적 능력을 높게 평가하셨다. 그 분은 스스로를 교회 사역와 교수 사역의 중간 쯤이라고 여기시고, 새벽 기도를 마치고 학교 연구실에서 강의안을 만들고 주말에는 교회에서 협동목사로 봉사하셨다.

 

그 때는 한 우물을 파야 되는 줄 알았다. 한 우물을 잘 파두면 나머지 일들은 순차적으로 잘 풀릴 줄 알았다. 한 우물을 열심히 판 덕에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어도 잘 헤쳐나가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대놓고 말하면 결혼이 그렇다. 연애를 하려면 큰 교회에 다니거나 사역을 해야 하는데, 개척 교회를 다니고 공부에 전념했다. 소개팅을 해도 연애 감각이 없어서 거절 당하거나 몇 번 만나보다가 그만 두었다. 지금도 간간이 주위에서 소개해 주고 싶다는 분들이 있지만, 정작 전화번호를 받는 단계까지는 진척이 안된다. 내가 노력을 해야겠지만, 상황 자체가 내가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정말 크리스천 데이팅앱을 깔아야 하는 것인가?

 

공부와 연애, 둘다 열심히 해야 한다. 20대에 바쁘고 정신 없지만 둘다 열심히 해야 한다. 두 우물 파서 둘다 성공하면 대박이고, 하나 실패해도 한 우물만 판 사람보다 나을 수 있다. 한 우물만 파면 성공해도 한 우물이고, 실패하면 쪽박이다.

 

공부, 그거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은데 연애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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