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공부가 재밌고 성과가 잘 나오는 편이라 이 길을 계속 가고 있다. 그런데 공부가 항상 재밌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재미를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를 위해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지도 교수와 심사 위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써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재미보다는 고단함이 더 겹겹이 쌓아올려진다. 나는 이미 충분히 재밌고 흥미로우며 궁금증이 해소되었지만, 타인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면 기나긴 과정이 필요하다.

내 기분이나 집중력 등과 상관없이 매일같이 라운델에 나와서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그 고단함이야말로 나를 전문가로 만들어주는 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로 주변의 평가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개인의 감정과 별개로 훈련을 통해 늘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야구는 잘 모르지만, 3할대 타자가 늘 3할을 치는 게 아니라고 한다. 망치는 경기가 있을 수 있지만, 가끔씩 터져주는 경기들 덕분에 3할이라는 평균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학문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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