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언어와 신학

성찰 2022. 9. 28. 00:50

신학 전공자들은 몇 가지 언어를 익혀야 한다. 내가 박사 과정 지원을 문의할 때, A 교수는 나에게 입학 전에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현 지도 교수는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 독일어 자료를 읽어보라고 말했다. 히브리어와 헬라어는 기본이라 물어보지도 않는다.

요한복음을 주요 본문으로 연구하면서 본문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려해보면, 1세기 유대인들이 사용했을 헬라어나 히브리어 등이 아니라 당시 문화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나는 배경 연구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신학이다. 요한복음을 위해 구약을 포함해 다양한 문헌들을 읽어보면, 저자(들)이나 편집자(들)의  언어나 문화 등을 넘어서는 신학이라는 큰 그림을 파헤쳐야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학자들의 글들을 읽어보면, 지역에 따라 특이점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학자들 개개인의 신학이 해석을 좌우한다. 

내게 언어가 필요한 이유는 성경 저자의 신학을 재구성하려는 목적을 위해서이다. 히브리어와 헬라어는 그당시 언어가 갖는 의미를 일차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도구이다. 또한, 오랜 세월 동안 누적된 해석들을 파헤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 성서학계를 주도하는 국가들이 영어와 독일어를 사용하므로, 내가 그 언어를 공부할 뿐 그이상도 그이하도 의미가 없다. 

언어에 특출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경험에 비추어 보면 언어는 일차적인 도구일 뿐 의미를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신학은 언어 이면의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 학위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성경 해석을 위한 공부라면, 신학적 사고를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언어가 사고와 세계관을 지배하는가 [로버트 파우저의 언어의 역사]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98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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