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학생 평가 항목에 서평을 요구하는 과목들이 적잖이 있다. 대체로 강의의 목적에 필요하지만, 교수자가 수업 시간에 직접 다룰만한 책은 아니라고 평가했거나 아니면 수업 진행과 맞닿아 있어서 과제로 채택된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학부 시절은 말할 나위 없고 목회학 석사(MDiv) 과정에서 서평이라고 하면 그저 책 요약에 가까웠다. 요구 분량의 맨 마지막 문단에 책에서 아쉬웠던 점을 쓰는 정도였을까. 평가 기준이 좀 까다롭다 싶으면, 아예 요약과 생각의 분량을 지정하기도 한다.

사실 서평은 고난도에 속하는 작업이다. 여전히 명성 있는 학술지에 현역 교수진들이 서평을 쓰고, 원고 제출 기준을 박사 과정 학생으로 제한하는 이유가 바로 서평의 전문성을 증명해준다.

학자들은 저마다 선행연구의 장단점을 기술하여, 본인의 연구가 학계에 기여하는 바를 서술해야 한다. 여기서 선행연구의 장단점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각 저술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즉 저자 고유의 주장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해당 내용을 최대한 압축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요약 능력이 필요하다.

보통 서론 부분에 저자의 선행연구에 관한 핵심 파악과 요약 능력이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선행연구에 대한 이해가 없는 독자들을 위한 밑 작업이기도 하다. 대개 이 작업은 아주 따분하지만, 저자의 학술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이자 독자를 설득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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