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현재까지 내가 살펴본 플라톤의 『정치가』와 『미노스』를 미루어 보아, 플라톤의 주요 관심사는 국가 운영이며, 법은 국가 운영을 위한 도구이다. 플라톤은 국가 운영의 조타로서 법에 지대한 관심을 쏟았으며, 그 결과로 법률 3부작으로 꼽히는 『미노스』(Minos: On the Laws), 『법률』(The Laws), 『에피노미스』(Epinomis: On the Laws)가 탄생했다.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미노스』와 『에피노미스』를 위작으로 간주했으나, 지금은 진작론이 대세라고 한다.

플라톤의 저작 여부와 저작 시기는 내 관심사가 아니지만, 플라톤의 저작이라는 전제하에서는 『미노스』가 초기 작품에 『정치가』가 중후기 작품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결정적인 증거라면, 국가 운영의 도구로서 법에 대한 구체화가 『미노스』보다는 『정치가』에서 개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미노스』가 영혼을 위한 배분에 관해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 전에 매듭을 짓지만 『정치가』는 더 다양한 예들을 통해 논의를 완성해 간다.

두 작품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보이는데, 그중 하나는 왕에 대한 묘사이다. 『미노스』에서는 크레타 왕 미노스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며 고대법의 가치를 강조하지만, 『정치가』에서는 왕의 역할을 미비하게 간주하며 법 제정자로서 정치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플라톤의 시대 상황을 고려한다면, 『미노스』보다는 『정치가』가 저자의 현실을 더 잘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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