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학계에서는 논문의 서론 부분에서 주제와 관련된 연구들의 역사를 다룬다. 이때 각 연구들의 장점과 약점을 간략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연구가 기존 연구들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학계에 기여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단순히 기존 연구들의 이력을 나열해서도 안되고, 비평 없이 무작정 수용하거나 비난해서도 안된다. 또한 객관적인 평가 없이 개인 연구의 독창성을 강조해서도 안된다. 즉 연구사의 기술은 선행 연구들의 장단점과 새 연구의 위치 혹은 의미를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다.
더 나아가 논지는 참신성과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갖되 독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이러한 요소들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 글의 존재 가치는 인정 받기 어렵다. 그래서 연구자는 기존 연구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함께 참신한 주장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허나 이러한 과정은 매우 치열하다. 방대한 자료들 사이에서 특정 주제를 선별하는 단계부터 쉽지 않으며, 주제와 관련된 자료들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기까지 비평적 독서와 자체 검증을 무한 반복해야 한다.
난 매우 비평적인 사람이다. 보통 일상에서는 무관심하거나 관례를 따라도 별일 없는 경우에는 그대로 수용하는 편이지만, 내 주관이 명확한 경우에는 냉혹하리 만큼 파헤친다. 검증 단계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지만,내 견해의 정당성을 입증 받은 후에는 겁 없이 비판한다. 그 대신 내 주장은 최대한 철저하게 준비한다.
난 비평의 대가가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비평을 일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언론은 비평가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고,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비평, 사실은 조소에 가까운 말과 글들이 무책임하게 넘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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