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주장을 하려면 근거 제시가 확실해야 합니다. 학자들 사이에 암묵적 합의가 있다 해도, 글로 표현할 때는 독자가 해당 지식이 없다는 전제에서 충분한 사례를 제시해야 합니다. 오늘은 그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의 출처는 Commentary on the New Testament Use of the Old Testament에서 요한복음을 저술한 Andreas J. Köstenberger의 글입니다.
Several OT passages hint at the Messiah’s self-sacrifice (see esp. Isa. 53:12).
저자는 메시아의 자기 희생을 암시하는 여러 구약 본문들이 있다고 서술합니다. 그러면서 특별히 이사야 53:12을 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 문장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위 문장 그대로 보면 독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여러 구약 본문들이 있는데, 저자가 그 본문을 다 다루지 않았다. 지금 제가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입니다.
2. 여러 구약 본문들이 없는데, 저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 사례를 들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1번에 해당한다면 저자가 불성실한 탓이고(혹은 바빠서 실수한 경우), 2번에 해당한다면 저자의 양심을 거스른 탓입니다. 충분한 지식 없이 두루뭉실하게 썼다고 보는거죠.
저자가 "여러 구약 본문들"(several OT passages)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 괄호 안에 그 본문들을 최소한 3 군데 이상을 제시해야 합니다. (A; B; C...) 그 다음에야 강조하고 싶은 본문을 보라고 해야 맞습니다. 이렇게요. (A; B; C. See esp. Isa. 53:12).
아니면 "대표적인 본문은"(the represent passage)으로 바꾸고, "특별히"(esp.)를 삭제해야 합니다.
The represent OT passage hints at the Messiah’s self-sacrifice (see Isa. 53:12).
사소한 실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작은 실수가 여러분들의 학문적 엄격함을 증명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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