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친절함의 배반

유학정보 2020. 6. 25. 23:47

학업이나 진로에 관한 도움을 구하려고 교수를 만나는 건, 학생의 특혜이자 권리이다. 교수 역시 적극적으로 자문하는 학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신중히 고민해야 할 지점이 있다. 하나는 '얼마나 찾아가야 할까?'라는 빈도수에 관한 질문이고, 다음으로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라는 대화의 질에 관한 것이다.

서로 안부를 묻거나, 가벼운 대화를 한다면 별문제가 안 되지만, 학업과 진로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둘 중에서 학업과 관련된 사안을 더 유의해야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교수의 수업을 잘 따라가고 싶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페이퍼를 제출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교수의 친절함과 자세한 설명이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왜 그럴까? 교수는 학생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학생은 자신의 방문과 질문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수는 학생을 향한 기대치와 평가 기준을 갖고 있다. 학생의 요청은 그의 적극성을 보여주는 기회이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학생을 고려할 기회를 준다. 교수에게는 자신이 간과한 부분을 보완해 수업 방향이나 난이도를 조절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교수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자신을 찾아온 학생을 낮게 평가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경우 교수의 설명이 길수록 내 무지함이 드러나는 거다. 학생은 교수의 친절함에 기대지 말고 적정 수준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래야 교수가 학생에게 감(sense)이 있다고 평가해준다. 교수가 학생에게 감이 없다고 판단하게 되면 현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주지 않을뿐더러 추천서에 그 평가가 고스란히 반영될 확률이 높다. 설사 나쁜 평가는 하지 않더라도 강력한 추천은 하지 않을 거다. 이러한 이유로, 교수를 찾아갈 때는 빈도수와 대화의 질을 고민해야 한다.

적정 수준을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 경우 교수실 방문은 한 학기에 많아야 2번 정도, 각 회당 질문은 2-3가지 정도에서 끝냈다. 졸업논문은 예외인데, 지도교수가 2주마다 만나서 지도를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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