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MDiv 2학년 때인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연구소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김 교수님이 나를 찾아오셨다. 보통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을 격려하는 교수들이 많은데, 김 교수님은 그 반대였다. 지금도 기억나는 말은 이렇다.

"A 교수님은 정말 학자죠. 그런데 전도사님, A 교수님처럼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는 안 됩니다."

당시에도 자신을 학자와 목사의 경계선에 있는 하이브리드형이라고 정의하셨는데, 그분이 볼 때 나는 지나치게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고 보신 듯하다. 내가 생각해도 약간 미친 듯이 공부에 전념하던 때인데, 그런 나를 우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조언이었다. 

다행히 나는 김 교수님의 말을 곡해해서 듣지 않았으며, 진심 어린 조언에 감사했다. 그리고 유학 동안 김 교수님이 하셨던 여러 말이 순간순간 떠올랐다. 그리고 그분의 조언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이제는 안다.

이 동영상을 보니, 십여 년 전에 김 교수님이 어떤 심정으로 나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을  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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