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각주 없이 글쓰기

끄적 2020. 8. 31. 22:58

웨신 MDiv 시절 누가 그런 말을 하셨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도 교수들의 인용 표기와 표절에 관한 엄격한 규칙에 불평을 한 사람이 많아서 그랬던 거 같다.

 

"대가가 되면 각주가 없어도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대가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의 글을 봤으면, 반드시 각주로 남겨야 합니다."

 

여기서 내 머릿 속에 강조된 부분은 "대가는 각주가 없어도 글을 쓸 수 있다"이다. 그게 가능할까 싶다.

 

글쓰기 연습을 위해 각주 없이 내 생각을 정리하는 훈련을 오랫 동안 해오고 있다. 연구 주제가 명확하고, 내 연구에 관련된 선행 연구가 많지 않아서 부담이 덜 한 탓인지, 아니면 반복적으로 쓰고 말해서 그런지 남의 글을 읽지 않고도 머릿 속에서 나만의 독창적인 구상이 떠오르고 글을 쓰다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신기한 경험을 자주하게 된다. 이제 박사 과정 일년 차에 진입하는 학생이 이 정도이면, 대가는 각주 없이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이 무엇일지 상상이 된다. 물론 나는 차후에 관련 연구를 찾아보고 보강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게 대가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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