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지식이 충분하지 않아서 연구 주제를 찾을 때마다 자료를 많이 읽는다. 칼빈 시절에는 학기 중 약 25%에 해당하는 일정을 자료를 읽으면서 내 흥미를 자극하는 연구 주제를 찾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리고 25%를 내 주장과 글의 구조를 만드는데 투자했다. 나머지 50%는 자료를 참조하면서 글을 쓰는데 보냈다.
자료 분석 단계에서는 무엇을 써야 할지 방향을 찾지 못해 신경이 곤두선다. 구체적인 발상이 착상되기 시작하면, 논리적 장단점을 따져보고, 내 나름의 관점을 담은 글을 써본다. 단편적인 글로 내 관점이 정리되어 어느 정도 골격이 잡혔다 싶으면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에 공유한다. 차후 수정을 거치는데 핵심 요지는 변하지 않아서 재활용률이 높다. 짤막한 글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여러 구상이 떠오르는데, 때로는 아주 중요한 핵심 논지를 발견하기도 하고 여러 연구 주제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 연구 범위 설정을 잘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현재 구상한 글의 세부 사항과 앞으로 확장 가능한 연구 주제들이 보이기 때문에 연구 범위 설정에 유의하지 않으면 기한 내에 글을 완성하기 어렵다. 글 쓰는데 소요되는 시간, 나중에 검토하는 시간 등을 고려해서 최대한 주제 집약적인 글을 쓰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평가자로서 교수는 공정성을 위해 제출 기한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글의 수준은 그다음이다. 학생은 이런 기준을 염두에 두고, 기한 내 최상의 글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중 범위 설정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