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청중들은 이방의 압제 아래 있다 (52:4). 이방 통치자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강제 이주시켰으며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한다 (52:5). 수치스러운 상황 가운데 여전히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 존재하며, 하나님의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시고자 한다 (52:6).

이스라엘의 회복을 선포하며 돌아다니는 집단이 있다 (52:7). 그들의 정체는 선지자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파수꾼"이라고 부르신다. 이스라엘의 회복을 미리 내다보고 선포하는 역할을 적의 침입을 가장 먼저 포착하는 파수꾼에 빗대고 있다 (52:8).  

"여호와의 기구를 메는 자들"은 제사장을 가리킨다고 보인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제사장의 나라로 표현한다. 제사장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정결"이다 (52:11). 이스라엘 백성의 이동은 마치 출애굽 광야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연상시킨다 (52:12).

하나님의 "종"이 등장한다. 그는 형통하고 받을어 높이 들려서 지극히 존귀하게 된다 (52:13). 하지만 현실은 하나님의 말씀과 다른 방향으로 나타난다. 그의 모양과 모습은 사람의 기대와 다르다 (52:14). 그런데도 그는 이방 나라와 군주들을 놀라게 만든다 (52:15).

이스라엘 백성은 선포를 믿지 않았고, 하나님의 역사(본문에서는 "여호와의 팔")은 예상 밖의 인물을 통해 나타났다 (53:1). 종의 성장 과정은 보잘 것 없었으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존귀히 여김을 받지 못했으며, 고통을 받아도 마땅하다 여겨졌다 (53:2-4). 그러나 이사야는 그의 고통이 이스라엘의 죄악 때문이며, 지금의 평화와 치유는 그가 감당한 형벌 덕이라고 말한다 (53:5). "종"의 가치에 대하여 청중과 선지자 사이에 크나큰 인식의 간극이 존재한다. 

선지자는 종의 고난이 이스라엘 백성의 무지와 죄악 때문이라고 다시 말한다 (53:6). 그 종은 곤욕을 당해도 침묵으로 일관한다 (53:7). 어쩌면 그의 죄목은 군사적 반란을 위한 정치 선동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종의 입장에서는 모든 근원이 하나님이시기에 항변할 수 없다. 종은 곤욕과 심문을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의 죄악 탓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53:8). 

그러나 선지자는 종이 "강포를 행하지 아니하였고 그의 입에 거짓이 없었"다고 말하지만, 그의 무덤은 악인들과 함께 있다 (53:9). 이방 통치자들의 고문 사유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종의 형벌과 죽음이 그의 범죄 때문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종의 고난은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영혼을 속건제물로 받으시고 자신의 뜻을 성취하실 예정이다 (53:10). "그의 영혼을 속건제물로"라는 문구에서 선지자의 이원론적 사고가 드러난다. 종의 육체는 상함을 받았으므로 율법에 의하면 그의 죽음은 속건제물로 가치가 없다. 더구나 사람의 죽음을 통한 속죄라는 개념이 당시에 일반적이지 않다. 그런데도 선지자는 이러한 전제를 뒤집어 엎는다. 그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다.

종은 자신의 죽음 이후에 자기 영혼의 수고한 것을 보고 만족하게 된다. 여기에서도 이원론적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의 의로운 종"이라 일컬어진다. 그가 한 일은 "자기 지식으로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며 또 그들의 죄악을 친히 담당하"였다.  그는 선지자적 사역을 감당했고, 이방 통치자로부터 선동으로 오해받아 죽음에 이르게 되나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을 대속하는 사명을 감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3:11).

그는 나중에 보상을 받게 된다. 그 이유는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의 생전에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해 범죄자 중 하나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53:12).

정리하자면, 하나님의 종은 이방의 압제 아래 굴복하며 살아하는 이스라엘 백성과 달리 이스라엘의 회복을 선포한 선지자로 볼 수 있다. 유대 포로민들은 그의 선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이방 통치자들은 정치 선동으로 받아들여 그를 심문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러나 이사야는 그의 사역과 가치를 뒤집어 놓는다. 이사야의 눈에 그는 진정한 하나님의 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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