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무지와 각성

성찰 2023. 11. 29. 13:57

근래 내가 요한복음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무지'이다. 요한복음 1장부터 2장의 성전 청결 사건 이전까지 등장한 인물들은, 세례 요한 (1:29~34), 안드레와 시몬 (1:35~42), 빌립과 나다나엘 (1:43~51), 예수의 어머니와 예수의 제자 (2:1~12), 전부 예수의 정체를 제대로 몰랐다. 단락별로 증거를 제시할 수 있지만, 간략하게 세례 요한을 예시로 들자면, 그는 예수께 세례를 베푸는 현장에서 "나도 그를 알지 못하였으나" (1:31, 33)라고 고백한다. 

요한복음에서 이들의 무지를 지적하는 이유는 그들의 무지를 비판하고자 함이 아니고 예수의 가르침과 사역이 그들의 전형적인 메시아사상을 넘어서고 있으며, 진정한 깨달음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 이후 오순절 사건을 통해서 가능했다고 가르치기 위함이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중심으로 신앙을 고백하므로, 요한복음의 시대적 인물이 겪은 오해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고 있다고 예단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요한복음의 동시대 인물들의 무지와 각성을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요한복음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현시대의 사상과 혼합되어 요한복음의 진의에서 벗어난 복음을 증거하는 사례를 보게 된다. 내가 요한복음을 주요 본문으로 삼아서 요한복음을 예로 들었지만, 실상은 성경 전체로 확대해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요점은 성경 기록과 편집 당시의 시대를 이해하고, 현시대를 통달해야 성경이 오늘을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에게 전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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