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특정 본문을 읽을 때 다른 성경 구절들이 연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목자들을 향한 심판과 새로운 목자의 등장이라는 주제의 경우에는 에스겔 34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본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 학기 요한복음의 연구주제인 "COVENANT AND GOOD SHEPHERD IN JOHN 10:1–21"에 인용할 자료들을 찾고 있는데, 주제와 연구방법론은 저마다 달라도 연구자들 모두 예외 없이 에스겔 34장을 언급하고 있다. 선한 목자의 죽음("내 목숨을 버리는 것", 17절)은 이사야 53장을 관련 구절로 제시힌다. 이처럼 특정 주제를 접할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본문이 있기 마련이다.


내 고민은 '성경 저자들 그리고 그들과 동시대에 살았던 청중들도 현대인과 동일한 본문을 떠올렸을까?'하는 의문에 있다. 두 본문간의 유사성을 고려한다면 의문의 의지가 사라질만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구약성경(혹은 신약성경이 기록되기 이전의 구전이나 기록들을 포함한)에 대한 이해에 대한 확신은 아직 단언할 수 없다. 더구나, 요한복음의 저자는 구약 인용에 대한 단서를 명확하게 남겨두지 않았다.


내 이해에 의하면, 물론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듯이, 목자들을 향한 심판과 새로운 목자의 등장이라는 주장은 스가랴 9-14장에서도 두드러진다. 특히 내 주안점은, 스가랴 9-14장에 나타난 목자 모티프에 대한 이해에 있다. 하지만, 요한복음 10장의 선한 목자에 대한 비유를 설명할 때에는 스가랴 9-14장을 언급하지 않는다. 에스겔 34장이 간략하게 그러나 명확하게 이 주제를 담고 있는 반면에 스가랴 9-14장은 방대한 분량을 살펴봐야 하므로, 간결성이란 측면에서 에스겔 34장이 더 선호되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이번 연구에서 시도해 보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요한복음 10장의 선한 목자 비유와 스가랴 9-14장을 연결한 해석이다. 스가랴 9-14장의 목자 모티프는 이미 연구를 해놓았기 때문에 요한복음 10장과 연결하는 작업은 어렵지 않으리라 예상 되지만, 과연 내 가정만큼이나 두 본문의 긴밀성이 잘 설명될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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