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 이 글의 목적은 차후 연구를 위해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 있다. 그래서 사례나 근거 제시는 빈약하다.

Joel Willits 박사는 요한복음에서 다윗 기독론(Davidic Christology)이 모세 기독론(Mosaic Christology)을 대체했다고 주장한다. 모세와 다윗 사이의 유사성을 인정하지만, 역대기 사가는 다윗이 모세보다 나은 인물로 묘사하고, 요한복음은 예수를 다윗 계열의 메시아로 묘사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볼 때 이러한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 요한복음이 묘사하는 예수는 모세보다 나은 메시아(the better than Moses Christology)이자 다윗을 능가하는 메시아(the better than David Christology)이시다.

요한복음에 기록된 예수의 청중이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Davidic Messianism)에 익숙하긴 했지만, 모세의 제자라고 자칭하는 집단(9:28-29)도 존재했다. 요한복음의 목적은 "오직 예수만이 진정한 메시아이시다"(20:31)라고 선포하는 데 있다. 예수는 모세와 같은 메시아도 아니고 다윗과 같은 메시아도 아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는 자신의 사역을 가르치는데 모세와 다윗을 모두 사용하신다. 예를 들어, 예수의 죽음에 관한 가르침에서 예수께서는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3:14)라고 말씀하셨고, 나중에는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10:11, cf. vv.15, 17)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누차 강조하듯이  10장의 선한 목자 담론에서 예수가 사용한 목자-왕 전승은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수가 모세를 능가하는 메시아라는 가르침은 만나와 생명의 떡(특히, 6:22-25)에 잘 나타나 있다. 출애굽 후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는 이적을 경험했지만, 지도자 모세가 그 만나를 준 것이 아니다. 반면 예수는 생명의 떡이시다.

요한복음에서 모세와 예수 사이의 대조는 두드러지지만(최소한 1-7장), 다윗과 예수에 관한 대조는 명백하지 않다. 엄밀히 말해 대조는커녕 다윗 기독론 자체가 명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는 몇몇 본문에서 예수 생애 당시 유대인이 다윗 계열의 메시아를 고대했다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7:42; 12:12-15). 목자의 죽음에 관한 예수의 가르침은 유대인에게 익숙한 전승이 아니라는 증거이다(참조. 10:19). 예수의 죽음은 영생을 주기 위해서이다(10:28). 차후에 완성될 목자-왕 전승과 선한 목자 담론 사이의 비교 연구는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과 예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극명하게 드러내주 리라 기대한다. 이 정도로도 우리는 선언할 수 있다. 예수는 다윗을 능가하는 메시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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