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논문의 목차와 참고 자료를 보면, 그 자료의 수준이 얼추 판가름 난다고 한다. 실제로 양질의 글은 그에 준하는 혹은 그 이상의 참고 자료에 빚지고 있다.
박사 학위 논문은 참고 자료 싸움이다. 내 경우 지도 교수가 가끔 관련 자료와 학자들을 일러주는데, 그 이유는 그(의) 자료를 숙지하고 있으라는 의미이다. 나는 그 자료를 검토하고 내 논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답장으로 알려준다.
학업을 위한 글을 쓸 때마다 수많은 자료를 검토하지만, 내 글에 영향력 있는 자료들은 대체로 대가의 것이거나 생소한 자료에 근거할 때가 잦다.
어제 작성한 "사사기 21장 19절과 사무엘상 1장에 나타난 초막절"이라는 글에서 인용한 두 학자 중 Walter Zimmerli는 전자에 해당하고, Susan Ackerman은 후자에 해당한다. 오늘 Ackerman의 저작을 읽고 있는데, 두 본문에 대해 누구보다 상세하게 다루었다. 나로서는 초막절에 관한 더 상세한 자료를 보강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성의 제의 참여'라는 새로운 주제를 고려해야 한다.
공부할수록 탐구 영역이 예상을 벗어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내 글의 깊이는 더 깊어지고 논쟁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 제한된 시간에 내 연구 주제 범위 내에서 능수능란하게 다뤄야 하는 책임은 오로지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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