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탈신학화와 신학화

성찰 2024. 7. 11. 21:15

개인적으로 성경 본문 분석부터 시작해서 성경 신학을 정립하려는 이상을 갖고 있다. 내 앞날을 장담할 수 없지만, 평균치에 대입해서 추정해보면, 내가 가장 먼저 집중할 영역은 요한복음의 신학이다. 요한복음에서 현 박사 학위 논문에서 다루는 목자 은유와 아들됨(divine sonship)을 기반으로 기독론을 더 세밀하게 다룰 예정이고, 유대 절기와 요한의 절기 사용을 비교한 연구를 후속작으로 다룰 예정이다. 요한복음 이외에는 마태복음이나 요한계시록의 기독론을 다룰 예정이다. 기독론의 출발점은 목자 은유이다. 그럴 일은 없어 보이지만, 혹여나 바울을 다뤄야 한다면, 시도할 만한 주제를 갖고 있다. 내 연구 여정은 임용과 학교 사정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본문 해석에서 여러 장벽에 부딪히지만, 선행 연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성경 연구자들의 신학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으나, 성경 연구자들조차 본문이 아닌 신학을 투영해 본문을 해석하는 일들이 곧잘 발생한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요한복음의 대속죄일 혹은 예수의 제사장직에 대한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관련 글에서 예수의 제사장직이라는 신학을 기반으로 요한복음의 특정 본문을 해석한다. 한편으로는, 요한복음에서 직접적인 단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시인한다.

내 연구가 힘든 이유는 신학을 배제하고 본문의 의미를 도출하려는 시도 떄문이다. 만약 관행대로 신학을 투영해 내 연구를 진행한다면 훨씬 쉽게 결과물을 생성해 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성경신학자가 되기로 각오하고, 유학을 결심한 이유는 성경 본문 그 자체가 갖는 진의를 드러내는 것이 내 일이라고 믿기 때문에 최대한 타협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내 연구가 기반을 다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고전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이미 몇 년 동안 경험하고 있는 일이지만,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성경 본문을 기초로 한 성경신학은 이상적인 말이지만, 현실은 험난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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