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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8.29 요한복음 선한 목자 담론과 기독교의 기원

내 박사 학위 논문의 주요 질문은 요한복음 10장 선한 목자 담론에서 발생한 유대인 무리의 분열(19–21절)이다. 즉 나는 왜 유대인 중에 일부는 예수의 가르침에 반발하고, 일부는 예수의 이적을 근거로 그의 가르침을 수용하는지 묻는다.

나는 선한 목자 담론에서 목자-양 유비를 사용해 선한 목자 자신의 목숨을 내려 놓는다는 그의 구속사적 사역에 관한 선포에 분열의 원인이 있다고 전제한다. 고대 근동, 구약 성경, 제2성전기 문헌, 그리스-로마 문헌에 이르기까지 목자-양 유비는 전통적으로 왕권 사상과 결합하여, 목자의 죽음은 이례적인 가르침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의 가르침이 내포한 예외성을 아시기 때문에 자신의 신적 권위와 아버지의 계명으로 그 정당성을 설명하신다 (18절).

유대인 군중의 반응은 예수의 담화 이후에 묘사된다 (19-21절). 회중의 반응이 서술된 시점에서 분쟁의 원인을 꼽기에, 분쟁의 발화점이 어디인지 애매하지만, 예수께서 선한 목자의 자발적인 죽음에 대한 정당성을 설명하는 내용이 그 지점이라고 봐야 한다. 즉 선한 목자의 죽음이 분열의 원인이 아니라, 예수와 하나님 사이의 하나(oneness)라는 주장이 분열의 원인이다.

내가 연구 제안서에서 '유대 메시아사상' 대신에 '아들됨'(sonship)을 목차에 집어 넣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대 메시아사상은 목자-양 유비와 연결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몇 가지 주제를 개략적으로 포함하면 된다. 그러나 요한복음 해석자로서 요한이 바라본 예수를 온전히 그려내려면, 후자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선한 목자 담론의 흐름에 따라 선한 목자의 죽음이 목자-양 유비에서 예외적이라고 입증해야 후속적으로 아들됨 연구의 적절성을 제시할 수 있다. 내 연구의 범위와 학위 취득 소요 시간을 감안하면, 집중할 수 있는 주제가 한계가 있어서 '아들됨'은 개괄적으로 다루고 박사 학위 취득 이후 집중할 연구 주제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유대 군중의 분열은 유대주의의 분화 혹은 기독교 기원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최소한 요한 공동체의 관점은 그러하다. 참고로 학계에서는 '유대교-기독교 관계'(Jewish-Christian Relations)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와 관련하여 요한복음이 반셈족주의(=반유대주의)라는 전제가 만연해 있다. 차후 내 연구는 이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관계를 맺게 되어 있는데, 현재 요한복음이 지극히 유대적이라는 내 관점을 고수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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