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세인트앤드류스 대성당 묘지에는 언약사상의 권위자였고, 언약운동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으며, 웨스트민스터 특사였던 사무엘 러더포드(Samuel Rutherford)의 묘비가 세워져 있다. 그 옆에는 러더포드 묘비 옆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토마스 할리버튼(Thomas Halyburton)의 묘비가 세워져 있다. 두 묘비 앞에 꽃이 놓여 있는데, 누군가 가끔씩 꽃을 두고 가는 모양이다. 다른 묘비에서 꽃을 본 기억은 없다. 최근에는 St Rule's Tower 입구 앞에도 꽃을 두었다.

내가 매일 하는 일 중 하나는 사무실에 가는 길에 러더포드의 묘비를 보며 기도하는 것이다. 나는 비록 부족한 사람이지만, 러더포드를 기억하며 살아가겠노라 다짐한다. 출근길에 순교자비를 보며 네 명의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일도 하고 있다.

내가 세인트앤드류스대학교를 최종선택한 이유는 종교개혁의 유산이 남아 있는 곳이며, 학문적으로 보수적인 노선에서 최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어서이다.

내가 앞으로 어떤 사역을 감당하게 될지 모르지만, 이곳에 머물며 매일 같이 향유했던 거인들의 유산을 조금이라도 이어서 한국 교계와 신학교에서 나누는 일을 감당하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막대한 재정과 시간 등을 소비한 가치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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