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성전기(기원전 516년~서기 70년) 중 기원전 3~2세기 무렵 유대주의에 다양한 분파가 존재했다. 분파마다 독특한 사상을 발전시키지만, 여러 공통점 가운데 모세의 권위를 강조하고, 분파의 주요 가르침의 기원을 족장 시대로 상정하는 특징이 있다.
내 연구 범위 내에서 예를 들어 보면,
희년서(the Book of Jubiliees)에 따르면, 모세는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기록을 전해 받는다 (1장). 이 기록은 하나님의 명령으로 천사가 기록한 것이다. 저자는 이스라엘 민족 역사의 권위를 모세를 넘어 하나님에게 부여한다. 홍수 심판 이후 하나님께서는 앞으로 물 심판이 없으리라는 약속하셨고, 노아에게 칠칠절(The Feast of Weeks) 준수를 명령하신다 (6:17). 본문은 진술하지 않지만, 노아가 칠칠절을 지킨 이유는 그가 홍수 심판 이후 농업을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짐작은 필론의 저작에서 심증을 더한다. 필론(Philo of Alexandria)은 De Agricultura (On Husbandry)에서 노아가 농업을 시작한 사건(창 9:20)을 논거의 출발점으로 설정한다. 필론은 농부(husbandman)와 농인(soil-worker)를 구분하는데, 전자는 단순히 작농하는 자가 아니라 영적 유익을 추구하지만, 후자는 문자 그대로 직업을 자기 소임을 이행하는 자이다. 이 같은 개념이 목자(shepherd)와 사육사(cattle-rearer)에게 적용된다. 희년서의 의도에 따르면, 절기 준수는 모세의 가르침과 족장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다.
두 번째 예시는 필론의 De Josepho (On Joseph)이다. 이 작품에서 필론은 모세의 가르침을 근거로 정치가의 자질을 다루는데, 그 모형이 요셉이다. 필론의 모세는 요셉이 목자의 기술을 먼저 습득했기 때문에 그와 원리가 비슷한 정치가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내 논문에서 다룬다.
두 사례를 통해 제2성전기 문헌의 특징 중 하나는 분파가 강조하는 가르침의 기원을 모세의 권위에서 찾고, 그 원류를 족장 시대 인물로 설정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