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오래전에 대학교에서 졸업 논문이 없어지고,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조차 논문 대신 시험으로 대체되는 현실이다. 이런 토대에서 글쓰기 능력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학위 과정에서 작문 실력을 배양시키는 훈련 과정은 부실하다.

굳이 학위를 취득해서 얻는 이득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지만, 내가 장담할 수 있는 건, 현업 종사자들과 채용 담당자들은 지원자와 몇 분만 대화해보면 진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시간과 돈, 편법까지 동원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더 비참한 꼴을 볼 텐데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대학원생 지상과제 논문통과 위해 컨설팅업체까지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831

현재 박사 과정에 재학하고 있다. 그 전에 석사 과정을 두 번이나 밟았다. 첫 석사 학위는 기회가 되면 국내 박사 학위를 하려고 시작했다. 유학을 결심하고 교수들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한국인이 바로 박사 과정에 들어가서 성공적으로 학위를 마치는 경우는 없다며 석사 과정부터 시작하라고 하기에 미국에서 두 번째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작년에 박사 진학을 위해 1년 가까이 시간을 들였고, 지금은 박사 과정에서 첫 학기를 보내고 있다.

비교적 건강한 학교에 다녔지만, 대학교 4년과 대학원 4년, 총 8년 (목회학 석사 과정 3년을 더하면 총 11년) 동안 별의별 경험을 다 했다. 할 말이 없지는 않지만, 논문 작성에 관해서만 말하자면, 논문 작성법은 총 3번 이수했는데 정말이지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첫 논문 작성법은 부실한 강의에 졸업 논문이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두 번째 이수할 때는 원론적인 수업이라 딱히 유익이 없었으며, 미국에서 경험한 세 번째 논문 작성법은 구직에 실패한 강사의 무성의한 강의에 편하게 학점을 이수했다. 논문컨설팅업체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그 업체를 찾아야 하는 수요자의 입장은 부분적으로 이해가 된다. 슬픈 현실이지만 내 미래에 진심으로 관심두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공급과 수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현 상황이 이해된다. 특히, 학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더 그렇다. 학교에서 채용할 수 있는 교수직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학교는 기업처럼 구직활동이 활발한 조직이 아니다. 이 말은 곧 박사 학위 소지자가 많이 배출될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박사 학위를 취득하려는 사람은 많다. 수요는 적은 데 공급은 많다. 학교에서 인재를 키우지 않아도 외부에서 충당할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에서 학생이 할 수 있는 선택은 그리 많지 않다. 모범 답안은 남들보다 경쟁력을 갖추는 것인데,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힘들게 유학을 나가도 세상에 똑똑한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 절망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자신이 지급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논문 컨설팅업체 ‘박사님’ 지도 받으려면 수백만원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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