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학부생들과 식사할 기회가 적잖다 보니 간혹 박사 과정에 관한 질문을 받는다. 내 대답 중 일부를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다.

석사 과정 때까지는 내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읽고 각주로 남겠냐에 신경을 썼었다. 가령 10쪽짜리 글에 2~3쪽이 넘는 분량이 각주로 채워질 때, 내가 선행 연구를 얼마나 열심히 읽고 분석했는지 보여준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는다. 석사 과정까지 내 관찰이 선행 연구에서 얼마나 지지받을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었다면, 박사 과정은 내가 얼마나 창의적이냐를 보여줘야 해서 선행 연구 분석에 시간을 쏟기보다는 내 생각을 다듬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도록 훈련하고 있다.

최근 한 장(chapter)의 글을 지도 교수에게 보냈는데, 선행 연구를 비평하며 내 독자적인 분석으로 채웠음에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이후 내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대략 이렇게 대답했다. 선행 연구의 분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내가 직접 원전을 읽고 분석한 후 개별적인 특징을 도출하는 작업으로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음을 경험했으니 이러한 훈련을 지속하여 내 강점으로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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