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방금 연례 평가(Annual Review)를 위한 양식 작성을 마치고 제출까지 끝냈다. 지도 교수에게는 지난주 모임에서 토론했던 내 2023~2024 활동 명세와 현재 작업 중인 원고를 보강해서 이메일로 보냈다.

학위 논문에 관해서는 "Chapter 4. The History of the Feast of Tabernacles"를 8,000자 정도 썼고, 지도 교수로부터 1차 검토를 마쳤다. 지금은 "Chapter 2. The History of Shepherd-Sheep Analogy"를 진행 중이고 지도 교수와 공유한 부분은 12,000자 정도이고, 아직 정리 안 된 부분을 합치면 19,000자 정도가 된다. 연례 평가를 기준으로 일 년 동안 최소 20,000자 이상 최대 27,000자 정도를 쓴 셈이다. 작업 속도가 더딘듯해도 꾸역꾸역 진도는 나가고 있다. 학교 규정과 관례에 따르면 최소 60,000~최대 80,000자까지 쓸 수 있으며, 나는 70,000자 내외로 완성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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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교수는 네 등급 중 최고 등급인 Green (satisfactory)을 매겼다.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야심 찬'(ambitious)이다. 논문 작업만 진행한다면, 여유로운 일정이겠지만, 학회 발표를 포함하면 촉박한 계획이 되므로, 이러한 평가를 했다고 짐작된다. 아래는 그의 총평이다. 구글 번역기를 이용했다.

광수는 내년에 논문을 완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한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매우 야심적이지만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조금 걱정되는 점은 그가 학회 발표를 하면서도 논문을 쓸 시간을 꼭 확보한다는 점입니다. 그가 이러한 발표를 활용해 작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야심 찬 완료 계획에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에 대해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Gwangsoo has laid out a clear plan for what he needs to do if he wants to complete the thesis in the next year. This plan is very ambitious but not at all impossible. My slight concern is that he makes sure to find the time to write the thesis in the midst of all the conference presentations he is doing. If he uses these presentations to help him advance his work, they can be helpful. But he will need to be careful and strategic about this in order to help keep them from distracting him from his ambitious plan for completion.

이미 충분히 쉬었고, 연구는 지체 되었지만 제법 진행되었고, 이제는 시간 관리를 잘해서 야심 찬 계획을 성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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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봄학기는 "Readings in Intertextuality"라는 제목으로 Doctoral Seminar가 진행되고 있다. 작년 가을 학기부터 "기호학과 상호본문성"이라는 주제로 연계된 세미나이다. 작년에 내가 한국에 두 달 가량 가 있었고, 이번 봄학기는 논문 작업과 학회 발표에 집중하느라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었다.

지난주 Dr. Stefan Alkier가 본교 NT Research Seminar에서 발표하고 doctoral Seminar에 특별 손님으로 참석해서 두 모임에 모두 참석했다. 오늘은 어제 지도 교수 면담에서 doctoral Seminar를 언급해서 참석했다.

Dr. Stefan Alkier는 독일 학자로 Goethe-Universität에서 신약과 초기 교회사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Dr. Richard B. Hays와 공동 집필 작업을 여럿 진행했고, 지금은 그의 제자인 Dr. David M. Moffitt과 협업을 하고 있다.

이날은 특별히 저녁 식사를 하며 자유로운 대화 시간을 가졌는데, Dr. Alkier과 Dr. Moffitt의 돈독한 관계로 가질 수 있는 특혜였다. Dr. Alkier는 독일 학자로, 독일 학계와 교회가 가진 한계성을 직시하고 영미권 학자와 대화하며 자신의 학문의 세계를 확장하고 있었다. 이날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Dr. Moffitt의 학자로서의 정체성이다. Dr. Moffitt은 자신을 신학자로 규정하고 있었고, 이와 관한 이야기를 풀어 주었다. 그의 말을 듣고, 그가 내가 가진 생각과 상당 부분 통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오늘은 "Structuralism versus Hermeneutics"와 "Literary Allusion"을 다루었다. 나는 성경 해석에서 유독 "교차대구법"(chiasm)과 "평행법"(parallelism)을 강조하는 분석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 같은 해석은 구조와 핵심 단어에 대한 강조에 도움이 되지만, 더 큰 의미를 축소한다는 한계가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Dr. Moffitt이 성서학 상호본문성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Dr. Hays의 제자이고, 여전히 이 방법론을 가르치지만, 중립적 입장을 취할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로부터 상호본문성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나를 포함해 그의 지도를 받고 있는데, 상호본문성에 관해 대화할 때마다 그의 입장은 한결 같다.

또한 그는 세미나의 목적이 학생들이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가 단순히 지식을 얻는다거나 논문 작업에 도움을 얻는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학생은 자신의 연구 주제에 갇히지 않고, 열린 자세로 지적 탐구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의 취지에 동의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현실적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음.

다음 세미나를 끝으로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데, 나는 학회 발표와 논문 작업으로 인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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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교수 면담

끄적 2024. 4. 3. 06:36

오늘 오전에 지도 교수를 만났다. 조만간 실시될 연례 평가(Annual Review)를 위해 내 내년 계획을 공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도 교수의 편의를 위해 2023~2024년 활동 명세와 함께 현 작업 중인 "The History of Shepherd-Sheep Analogy"의 원고를 정리해 인쇄해 가져갔다. 중요한 대화는 10분 이내에 끝났고, 몇 가지 대화를 추가하여 20~25분 정도 면담을 가졌다.

논문 작업이 더디지만, 작업이 진척되고 있고, 학회 발표 일정이 올해만 10회가 잡혀 있어서 연례 평가는 무난하게 진행될 듯하다. 지도 교수도 내 활동과 일정을 문제 삼지 않았다. 더구나 올해 졸업을 목표로 삼은 일정을 내년으로 조정할 예정이라 일정에서 차질을 빚을 변수가 사라졌다. 작년 연례 평가에서 유일한 변수는 촉박한 일정이었음.

학회 발표는 올해 일정만 소화하고, 논문 작업에 집중해서 끝맺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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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학계에서 요한복음이 독자적인 자료를 사용했다는 입장이 주류였다면, 근래에는 요한복음이 마가복음을 주요 자료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확산하는 추세이다. 이 같은 추세의 변화는 요한복음과 마가복음의 공통점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서 그러지 않나 싶다.

현재 나는 요한의 독창성에 주목하고 있고, 특정 본문에 관해서는 이사야서나 에스겔서보다는 스가랴서의 영향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마가복음을 공부한 지 십 년도 더 지나서 최근 경향을 잘 모르기도 하지만, 혹여나 요한복음이 마가복음을 주요 자료로 활용했다 하더라도, 혹은 다른 자료를 사용했더라도, 여전히 요한복음의 독창성은 평가절하될 수 없다. 내 관찰에 의하면, 요한은 청중의 이해를 기반으로 자신의 신학을 한층 더 얹힌다. 나는 그 한 층의 차이가 기존 자료와 요한복음 사이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가정한다.

내 학위 논문에는 요한복음과 마가복음 비교를 다룰 일이 없겠으나, 다음에 이 작업을 하게 된다면, 두 복음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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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SEC 2024 발표를 마치고 오늘 새벽 1시쯤에 집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라운델에 나와 SBL Global Virtual Meeting 2024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26일까지 발표 자료를 업로드하고, 리허설에 참여해야 해서 촉박한 일정이다. 직접 프로그램을 가동해 봐야겠으나, 가상 환경에서 발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나 싶다.

이것을 마쳐도 잇따라 발표 일정이 잡혀 있어 방심할 틈이 없다. 마감 효과를 위해 내가 자초한 일이니 오로지 홀로 뒷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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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발표와 출판

끄적 2024. 3. 16. 01:25

영국 박사 과정은 철저하게 학위 논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미나는 학생의 지식을 넓혀주는 동시에 질의응답을 통해 발표자와 교류하는 훈련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학회 발표는 논문 작업과 병행하며 마감 효과로 논문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제별 논지를 정교하게 다듬는 효과가 있다. 내 경우 제안서가 수락된 일정만으로 목표한 발표 횟수에 도달한 상황이고, 평균치만 하려면 굳이 열심히 하지 않아도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 학위 논문의 절반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 풀어놓은 상태라 앞으로 비슷한 횟수로 발표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30회까지도 가능해 보이지만, 별 의미는 없어 보인다.

스코틀랜드 소재 학교에서 신약학을 전공할 경우 최소 세 학회에서 최소 3~4회를 발표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박사 학위 취득 소요 기간이 평균 4년이니까 2년만 열심히 활동해도 최소 6~8회 정도 기회를 만들 수 있다.
BNTS (British New Testament Society)
JSEC (Seminar on the use of Jewish Scriptures in Earliest Christianity [formerly the use of the OT in the NT])
Scottish Universities Biblical Studies Postgraduate Day Conference 

사실 발표를 열심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출판이다. 현역 교수진들이 활동하는 학회에 발표를 지원하는 이유가 출판으로 이어질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보통 중진 학자는 저널 출판과 관련되어 있고, 학회 활동을 통해 신진 학자 발굴과 출판 소재 수집을 겸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있다.

지금은 예정된 학회 발표를 잘 마무리하고, 논문 작업에 집중하면서, 출판 기회를 모색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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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에 발표 이력을 기재할 시 응용하면 되겠다. 학회에서는 in person/ in virtual로 구분하는데, 이력서에는 online 대신에 virtual을 써놓으면 될 듯하다. 

How do I cite a paper presented at a virtual conference?
https://style.mla.org/paper-presented-at-virtual-con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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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국 박사 학위를 선택한 이유와 현 상황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나를 포함해 영국에서 현재 박사 과정을 진행 중인 유학생들까지는 영국 박사가 주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학비, 보험료, 생활비 등 전반적인 상승률이 무섭다. 센앤 신학부 박사 과정은 작년 신입생부터 2만 파운드를 넘겼고, 보험료는 60% 인상, 월세는 50% 이상 상승, 전기세와 가스비도 날뛰고 있다. 더구나 환율마저 야금야금 놀라서 한국 돈 1,000원이 영국에서 600원 할까말까다.

대부분의 영국 박사 과정은 코스웍이 없어서,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생각으로 이점을 누려왔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제 영국 박사는 정말 쩐의 전쟁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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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와 경쟁력

끄적 2024. 3. 8. 00:39

아마 다들 비슷할 듯싶은데, 분야에 상관없이 경력 초기에는 외부 활동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 이르면 기회를 골라잡아야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작년 학회 발표는 1회에 그쳤다. 전 세계적으로 대면 모임을 취소/연기하는 추세의 영향인 탓도 있고, 문헌 조사(a literature review)를 준비하느라 논문의 방향성을 검토한 영향도 있다.

올해 채택된 발표 제안서는 6개이다. 이미 제안서를 제출해서 결과를 기다리거나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까지 포함하면 최대 7개가 늘어날 수 있다. 차후 결과에 따라 올해 발표는 최소 6회에서 최대 13회 이상이 될 수 있다. 앞으로 Call for Papers가 더 나올 수 있음. 일일이 물어보지는 않았으나 들은 바에 의하면 꽤 적극적으로 발표 활동을 했던 학생이 7~8회 정도라고 하는데, 나는 그 이상을 할 거 같다.

만약 올해 12월에 졸업하지 못해, 내년에도 학회 활동을 하면 20회도 넘볼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본교 학생에게 최소 1회 정도 발표 기회를 준다. 대부분 논문 막바지 단계에 있거나 근래 학위를 수여한 박사에게 기회를 준다. 나 역시 조만간 신학부 신약학 세미나에 발표하게 될 거다.

내 생각에 박사 과정 학생이면 발표 기회가 널려 있다고 봐야 한다. 최소한 Graduate/Postgraduate를 대상으로 Conference/Seminar/Symposium 등이 있고, 제안서가 그럴듯하면 일반 학회에서도 발표가 가능하다. 내가 볼 때 기회가 적고 많음은 상대적이다.

*사진은 올해 제안서를 제출한/할 학회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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