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영국 학교 박사 과정 신약학 전공 입학을 목표로 여러 학교에 지원서를 제출한 경험을 정리하였다.
1. 각 학교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숙지한다.
이전 학교 목록에서 과정 설명 옆 링크를 눌러 요구사항을 꼼꼼히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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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어 성적을 잘 봐둔다. 아이엘츠(IELTS)를 기준으로 세 단계 6.5, 7.0, 7.5로 나눌 수 있다. 영국에서 학부 3년 이상을 공부하면 공인 영어 성적 제출에 대한 면제를 요청할 수 있다. 간혹 Applicant Portal에서 영미권에서 공부한 경력이 있으면 자동으로 영어 성적 요구 조건이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조건 영어 성적을 요구하는 학교들이 있어서 가급적 영어성적을 취득해두는 게 유리하다.
올해부터 옥스퍼드대학교에서 GRE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로써 영국 학교를 위해 GRE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요구사항에서 명시하지 않았을 뿐, GRE 점수가 있으면 가산점을 받을 확률이 높다.
자기소개서(Stagement of Personal)를 명시하지 않은 학교들이 있는데, Potal 계정을 생성해서 각 항목을 살펴보면 자기소개서를 올려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학교별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Potal을 둘러보면 정확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2. 각 학교의 교수진을 파악한다.
최대한 자신의 연구 주제와 중첩되는 교수들을 찾는다. 자신의 연구 주제와 맞지 않아도 소속 분과에 속해 있다면 명단에 넣는다.
위 학교 목록 옆 교수 명단을 쭉 훑어본다. 간혹 전공과 상관없는 분과에 소속되어 있는 교수들이 있기도 하다.
3. 각 학교에서 자신의 연구 제안서(Research Proposal)를 수용해 줄 잠정 지도 교수(proposed supervisors)를 찾는다.
이메일 본문에는 박사 지도에 대해 문의한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간단한 이력을 적는다. 이력서(CV), 연구 제안서, 샘플 페이퍼(sample of work)를 첨부해서 보낸다.
이력서는 Resume와 Curriculum Vitae로 나눠진다. 간혹 Resume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학교가 있지만, 학계에서는 CV가 표준이다.
연구 제안서는 학교마다 요구하는 글자 수(length of words)가 다르다. 최소 500자를 제시하는 학교가 있는데, 보통 최대 1,000자 이내를 요구한다. 제안서에는 박사 과정에서 진행하고 싶은 연구를 설명해야 하는데, 문제 제기, 연구사, 연구 방향, 방법론 등을 다뤄야 한다. 영국 학교에서는 교과학습(coursework) 없이 바로 논문을 써야 하므로, 교수들은 제안서를 가장 집중적으로 본다. 그만큼 영국에서 박사 과정을 하려면 제안서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샘플 페이퍼는 자신의 연구 역량과 글쓰기 능력을 보여주는 용도이다. 단언할 수 없지만, 내 짐작에는 교수들이 훑어보는 정도이고 아예 읽지 않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내게 관심이 있는 교수는 샘플 페이퍼도 검토하기 때문에 주제와 상관없이 자신의 글 중 가장 잘 쓴 걸 보여주면 된다. 물론 제안서와 연결된 페이퍼를 보여주면 더나은 반응이 온다. 분량은 보통 15-20쪽 정도를 요구한다. 대부분의 학교가 샘플 페이퍼는 1개를 요구하는데, 케임브리지대학교는 최대 2개를 낼 수 있고, 옥스퍼드대학교는 의무적으로 2개를 제출해야 한다.
4. 관심을 보여준 교수의 질문과 요구 사항에 잘 대응한다.
앞 단계에서 이메일을 보내고 나면 답장을 보내는 교수들이 있다. 교수들의 반응을 잘 살피고, 질문과 요구 사항에 잘 대응해야 한다. 내 경험상 보통 1번 정도는 지원자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적절한 대답을 할 경우 바로 지원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간혹 2번 이상 피드백을 주기도 하는데,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의미이다.
이 단계가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합격을 좌우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답장은 신중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 서두르게 답장할 필요가 전혀 없다.
5. 지원서를 제출한다.
교수가 답장에 만족하면 지원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이제 그 교수를 Portal에서 잠정 지도 교수로 명시하면 된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사항은 교수가 지원서를 제출하라고 해서 기존에 작성한 연구 제안서를 그대로 업로드하면 안된다. 반드시 교수의 질문과 요구 사항을 반영한 이후에 업로드를 해야 한다. 교수가 제안서를 수정하라고 말은 안 했지만, 선발 위원회에서 제안서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잠정 지도 교수가 읽게 되어 있다.
6. 결과를 기다린다.
합격자 발표까지 보통 4-6주 정도가 소요된다. 지원서 마감일을 기준으로 2주 후부터는 인터뷰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서, 지원서를 제출하고 인터뷰를 준비해야 한다. 간혹 인터뷰를 생략하는 학교가 있다.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지도 교수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7. 결과의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합격 통보(an offer)를 받을 경우 본인의 의사에 따라 수용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수락할 경우 앞으로 진학할 학교 사무실과 지도 교수와 연락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면 된다.
여기까지가 지난 8개월가량 박사 과정 진학을 준비하며 겪은 과정이다. 지원자마다 개인 역량, 희망 사항, 판단기준이 다르고, 학교 사무실 직원이나 교수들의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 개인이 직접 경험하며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판단보다는 합격 통보를 받은 학교 내에서 본인의 학업과 생활 환경 등을 고려하여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
나는 내년부터 영국 학교에서 공부할 예정이다. 다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