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기초적인 작업이지만 그만큼 힘겨운 단계가 관찰이다. 본문 내에서 논증을 끌어낸 주장(A)이 범위의 밖에서 끌어온 자료를 활용한 주장(B)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
에녹 1서는 다섯 단락과 두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Nickelsburg and VanderKam). 1권 '감시자들의 책'(1-36장), 2권 '비유의 책'(37-71장), 3장 '빛들의 책'(72-82장), 4장 '에녹의 꿈 환상들'(83-90장), 5장 '에녹의 편지'(91-105장), 부록 1권 '노아의 탄생'(106-17장), 부록 2권 '에녹의 또 다른 책'(108장).
현재 동물묵시록을 파고 있다. 내 연구 관심사인 목자-왕 전승과 성전을 다뤄야 하고, 동시에 지도교수의 관심사인 모세를 충족시켜야 하니 꽤 길게 다루게 된다. 가장 큰 쟁점은 천사와 사람의 차이에 있다. 내심 학계에 기여할 발견을 하면 보람이 있겠으나 솔직히 제2성전기 문헌은 수월하게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내 주장을 지지할 자료를 찾지 못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내가 볼 때 천사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1권 '감시자들의 책'(1-36장)의 영향이 과하게 배어난다. 동물묵시록에서는 타락한 천사나 천사 등 천상계에 관한 이야기가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동물묵시록 본문을 설명할 때 천사에 관한 내용을 끌어와 해석하는 경향이 보인다. 하필이면 나는 인간설을 가정하는 입장이고, 천사설을 지지하고 싶어도 의문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 고생을 사서 하는 중이다.
나는 천사설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달리 동물묵시록 내에서 내 주장을 지지해줄 근거를 찾고 있다. 다행히 근거들을 찾아냈으며, 설득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말 그대로 믿는 중이라 타인의 검증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지도교수의 검증을 받을 텐데, 걱정되지는 않는다. 내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아도 또 다른 가설로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천사설 이외에 소재를 풀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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