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현재 진행 중인 초막절을 초안을 마무리짓고 나면, 목자-양 비유(혹은 목자-왕 전승)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약에 나타난 목자-양 비유는 이미 선행연구을 넘어선 상황이라 내가 본문을 더 추가하지 않는 이상 핵심 내용만 추려서 정리하면 되는 수준이다.

고대 근동 문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와 다르게, 지도 교수는 내가 그리스-로마 문헌에 더 집중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스-로마 문헌에서 유명한 목자 비유는 『헤르마스의 목자』 정도인데, 이마저도 저술 시기를 고려하면 내 연구에 포함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관련 자료를 계속 추적하겠으나 당분간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중점적으로 읽어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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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도 교수와 면담에서 그가 내게 한 질문 중 하나는 미쉬나를 다루지 않은 이유였다. 내 초점은 요한보음의 저술 이전의 초막절의 역사라서, 랍비 문헌를 배제했다. 또한 미쉬나는 초막절의 특징 중 의식, 가령 헌수(water libation)과 버드나무 행렬 (willow procession) 등을 다루는데 현대 학자들이 이에 지나친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초막절이 시작되는 요한복음 7장에서 '생수의 강'(38절)이 언급되고, 8장에는 '생명의 빛'(12절)이 나오는데 이 모두 미쉬나 전통과 연결해 해석한다.

그러나 지도 교수는 미쉬나가 독자들의 이해를 증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내 판단으로는 굳이 미쉬나를 다루지 않아도, 구약성경과 제2성전기 문헌에 나타난 초막절의 역사로 충분하다고 보지만, 독자를 배려해 추가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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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25분 정도 짧고 굵은 면담을 했다. 지도 교수가 내게 면담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이유는 내 초막절 연구가 학위 논문에서 갖는 중요성, 특히 목자-양 비유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증을 해결하고 다음 연구에 대해 대화하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면담에 앞서 내 작업 파일을 첨부해 보내면서 몇 가지 부연 설명을 곁들였는데, 그 내용으로 이미 궁금증이 상당히 해소되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내가 발견한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해 주었다.

면담을 통해서도 본인의 궁금증이 다 해소되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내 구상대로 쭉 진행하면 될 듯하다.

지도 교수가 내 연구에 상당한 흥미를 갖고 있어서 그런지 면담을 통해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기회로 삼았나 싶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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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도 교수에게 구두 합의한 제출일을 연기하려고 현 상황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답장은 상황을 알려줘서 고맙고 언제 자신을 만날 수 있는지 세 가지 선택 사항을 주었다.

난 그저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할 뿐이고, 면담은 요청하지 않았다. 이럴 때는 내가 편한 시간을 알려 주고, 그 날 무슨 대화를 할지 구상해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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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문헌인 구약성경(11 구절)과 제2성전기 문헌(32 구절)에 나타난 초막절 본문에 대한 분석을 끝냈다.

이제 2차 문헌을 참고해서 내 분석을 보완하고, 초막절 참고 자료에 관한 비평을 남겨야 한다. 구두로 합의한 마감일은 31일인데, 기한 내 초안을 보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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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학 석사 과정에서 주해 수업을 들었다면 주해를 위해 본문의 위치와 기능, 범위 설정 등을 배운다. 나는 의도치 않게 선행연구와 다른 주장을 하게 될 경우 범위설정과 주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성경 구성 자체가 일련의 흐름을 갖고 있어서 주요 논쟁이 되는 구절 위주로 전개할 경우 각종 제약점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현재 작성하고 있는 박사 학위 논문은 주해를 생략하고 간결한 설명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글을 쓰고 있다. 이 방식은 최소 범위에서 최대한 설명을 덧붙여 독자의 동의를 끌어내야 한다.

관건은 내 글이 얼마나 간단명료한지에 달려 있다. 문제는 언어가 영어라서 내 아무리 노력해도 독자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부분은 교정자를 통해 해결할 예정이다.

저자는 독자의 수준에 맞게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현 단계에서 독자의 수준에 대한 고민은 필요 없다. 내 일차 독자가 지도 교수진과 외부심사자이므로, 내 글의 요지는 여유롭게 이해할 역량이 된다. 다만 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을 내가 얼마나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내가 주해를 배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시간적 제약이다. 현재 내년 7~8월 중에 논문을 제출하고 10~11월에 구술시험을 거쳐 12월 졸업식에 참여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일정 내에 논문을 완성하려면 글을 길게 쓰면 안 된다.

또 다른 이유는 학교 규정이다. 박사 학위 논문은 최소 6만자~최대 8만자를 요구한다. 예외적으로 8만자를 넘길 경우 담당자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나는 이런 번거로운 절차 없이 8만자 이내에서 끝내고 싶다. 내 연구 주제 범위가 굵직굵직해서 8만자 내에  완성하기 쉽지 않아서 이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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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급 영작 훈련

끄적 2023. 7. 9. 08:57

현재 학위 논문의 일부인 초막절의 역사를 쓰고 있다. 이번 과제는 지도 교수의 조언을 반영해 영작을 영미권 출판사에서  출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내 연구 주제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영어 원어민을 교정자로 고용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박사 학위 논문 교정 작업에 익숙한 교정자를 찾아야 한다. 현재는 초안 단계라 차후 수정 폭을 감안하면, 전문 교정자에게 위탁하려면 적잖은 재정적 투자를 감안해야 한다. 논문 초안을 완성할 때까지는 최대한 혼자 감당하고, 수정 단계에는 전문가에게 의뢰할 예정이다. 최종 제출 전에는 반드시 교정업체에 위탁해야 함.

예전에는 한글로 초안을 완성하고 영어로 번역했는데, 지금은 처음부터 영어로 글 쓰고 문장 다듬기까지 일차 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직 영작이 능숙하지 않아서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고, 번역보다 글의 완성도가 덜하겠지만, 시간 관리 측면에서 생산성이 개선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예전에는 자료를 엄청나게 읽고 생각이 정리되면 글을 썼는데, 이번에는 발상이 트이는 대로 영작하고 있다. 자료 분석 시간이 줄어든 만큼 깊이가 얇아지겠으나, 내 고유의 분석 능력을 발전시키는 훈련이 되고 있다. 초막절 연구 자료가 많지 않아서, 내 스스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미국 유학 시절부터 정착된 습관이지만, 지금부터 새로운 습관을 익히고 수준은 끌어올려야 하는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내게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현실을 최대한 지혜롭게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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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구약성경과 제2성전기 문헌에 나타난 초막절 관련 구절을 모두 검토하였다. 자료별 특징을 파악했으니 이제 한 편의 글로 완성하면 된다. 일차 자료 위주로 작업한 부분은 이차 문헌을 읽고 비평하는 작업이 더해져야 한다.

초막절에 관해서는 Jeffery L. Rubenstein, The History of Sukkot in the Second Temple and Rabbinic Periods, BJS 302 (Atlanta: Scholars Press, 2020)이 최고의 자료이다. 

저자는 구약성경/히브리성경 부분을 크게 법 전승(legal tradition)과 이야기 전승(narrative tradition)으로 구분하고,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 스라갸서 14장은 제2성전기 문헌으로 분류하였다. P(제사장 문서)와 H(성결 문서) 등 문서가설은 기본이다. 제2성전기문헌은 저자별로 분류하였다.

이 같은 특징과 별개로, 저자는 규칙에 따라 분류했겠지만, 나에게는 자료 배열이 뒤죽박죽이라 재배열 작업 이후 자료 별 특징을 찾아야 했다. 저자의 방대한 연구로 인해 이 자료를 뛰어넘을 수는 없겠으나, 최소한 구약성경(혹은 히브리성경)과 제2성전기문헌에 있어서는 그리고 요한복음 초막절 단락에 있어서는 내 나름의 기여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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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에 나타난 초막절에 관해서는 핵심 내용 파악이 끝났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그 어떤 연구보다 많은 구절을 다루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제 제2성전기 문헌에 나타난 초막절을 다루고 있다. 그 시작점이 희년서인데, 오늘로 흐름 파악은 끝났다. 이전에 쓴 글이 그 얼개이다.

앞으로 다뤄야 할 본문 중 하나는 마카비서인데, 이 부분은 이미 웨신 석사 학위 논문을 쓸 때 일부 다루어서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다.

이제 관건은 쿰란 문서와 필로, 요세푸스의 글이다. 집중하면 7월 말에 한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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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연구에서 선한 목자의 죽음(10:15, 17, 18)을 세례 요한의 '하나님의 어린 양'(1:29, 36)과 연결 짓는 축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예수의 죽음은 'sacrifice'로 규정된다. 더하여 요한복음의 절기 사용에서 강조되는 유월절은 이러한 해석적 경향을 강화한다.

그러나 선한 목자의 죽음은 예수의 권위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런 판단으로 나는 연구 방향을 틀었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하나님의 어린 양'을 연구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다룰 예정이다.

선한 목자의 죽음과 초막절의 관계를 설명할 때, 특히 초막절과 관련해 번제를 다루어야 한다. 회귀적으로(?) 이스라엘 희생 제사를 다룰 수밖에 없다. 초막절의 역사와 의미에 주목하면 번제에 주목하지 않아도 되긴 하다.

현 단계에서는 이스라엘의 희생 제사를 연구하지 않아도 박사 학위 논문을 마칠 수 있다는 판단이 서지만, 학위 취득 이후에는 심도 있게 다뤄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앞으로 내 지도 교수가 지금처럼 희생과 속죄에 관한 연구를 쏟아내서, 언젠가는 내가 접촉점을 만들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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