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문헌 조사 끝?

끄적 2023. 5. 11. 00:21

오늘과 내일 A의 책을 정리하고 문헌 조사(literature review)를 끝내려고 했다. 오늘 작업 파일을 열어보니 그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섰다. 그의 연구는 유대 절기 중 유월절에 집중하고 있고, 며칠 사이 나는 초막절 중심으로 다룬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선한 목자 담론에서 초막절만 다뤄도 된다는 판단이 섬. 문헌 조사는 어제 마무리한 셈이다.

정말 마지막으로 초막절과 수전절의 연속성과 수전절의 기능을 다룰까 고민하고 있다. 내 짐작으로는 수전절을 다루지 않아도 될듯한데, 좀더 생각해보고 결론을 내릴까 한다.

더이상 추가할 내용이 없으면, 오타와 문법 오류, 문장 교정, 각주 확인 등으로 끝을 낼까 한다. 막상 문헌 조사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잠시 여유가 생긴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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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문헌 조사의 범위를 막판 조율 중이다. 선한 목자 담론의 배경인 초막절로 한정하느냐, 요한복음의 절기를 다 다룰지 고민하고 있다. 초막절에 한정하면 일주일이면 초안을 매듭지을 수 있다. 사실 후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연구 주제이다. 이 고민은 선한 목자의 죽음과 '하나님의 어린 양' (1:29)와 연결하는 방식과 비슷한 양상이다. 둘을 연결하면 요한복음의 의미가 꽤나 명쾌하게 설명되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본문 자체로 의문이 제법 해소된다.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선행 연구에서 둘을 연결짓는 서술이 많기 때문이다. 내 입장에서는 그들이 속시원한 답은 제시하지 않고, 대강 엮어둔 인상을 받는다. 최근에는 선한 목자 담론에 충실하고, 하나님의 어린 양과 유월절은 맨 나중에 배치해 후속 연구로 남겨두려고 했다. 이 부분은 절기 연구에서 초막절을 다루는 부분을 정리하면서 고민해봐야겠다.

이미 구두 약속한 마감일은 지났고, 이왕 늦을 바에 내용을 충실히 체우고 있다. 여전히 지도 교수에게 제출해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은 있지만, 새로운 발견들이 있어서 안심은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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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국 소재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 비슷한 말을 한다.

지도 교수(들)은 필요한 조언을 제 때에 해주지 않는다.

어제 박사 과정 학생 두 분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여러 사정들이 있으나, 각 자가 가진 불만을 요약하면 위 한 문장이다.

나는 지도 교수로부터 배운다는 생각을 진작에 내려놓았다. 그는 내 글을 읽고 개진 가능성을 검토해주는 조언자라고 봐야 옳다. 여기에 대해서는 유학생 입장에서 상당한 불만이 생길 수 있으나, 학교에서 학생은 을이다.

영국 박사 과정은 말 그대로 독립 연구자로 서가는 훈련이고, 학자금은 도서관을 비롯한 학교 시설 사용료 등으로 지불된다고 봐야 한다. 지도 교수는 가끔씩 논문 진행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조언자로 학자금의 일부를 비용으로 지불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성공적으로 학위를 받는다면, 전 지도 교수의 자격으로 각종 추천사를 써주긴 할거다. 냉소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값비싼 학자금과 생활비 등을 줄이려면 논문을 가급적 빨리 제출하는 길이 그나마 돈을 아끼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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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창 문헌 조사(a literature review)를 진행하고 있다. 상당 부분은 얼개가 갖추어졌고, 내일부터는 유대 절기(Jewish Festivals)에 관해 쓰면 된다. 다음 주말쯤에는 초고가 완성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구조와 논리를 갖추고 나서야 글을 쓰기 시작해서 가시적인 작업 속도가 더디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글쓰기가 시작되면 초벌은 금방 완성된다.

매번 세부 사항을 얼마나 다루냐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마감이 다가올수록 한참을 덜어낸다. 이번에도 꽤 많은 문장과 자료들을 덜어냈다.

문헌 조사의 기능을 생각해 보면, 이 단계는 세부 사항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주제별 주요 사안을 간략하지만, 짜임새 있게 다루면 된다. 말이 쉽지 얼마나 고통스러운 작업인지는 경험해 봐야 안다. 이 작업은 오로지 글쓰기 단계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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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선한 목자의 죽음과 요한복음의 십자가 신학 부분을 일단락지었다. 자주 그렇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목자-양 비유와 비교해 선한 목자의 죽음이 갖는 특이성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선한 목자의 죽음이 갖는 의미는 본문에서 말하고 있다. 문제는 유례 없는 변형을 사용해야 하는 요한의 의도를 밝히는 작업이다. 여기에서 나는 Jörg Frey의 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해서, 그의 연구를 정리하였다.

이제 선한 목자의 죽음과 하나님의 어린 양 (1:29)에 관한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두 본문을 연결해야 하는 당위성은 어렵지 않게 주장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Jörg Frey는 선한 목자의 죽음을 속죄로 해석한다. 그리고 예수의 죽음과 속죄의 연관성을 세례 요한의 "하나님의 어린 양" 선포 (1:29)에서 찾는다. 이같은 입장을 견지하는 요한복음 해석자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만 "하나님의 어린 양"을 속죄와 연결했을 때, 레위기 제사법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 예상되는 어려움이 있다. 내 짐작에 두 개념은 요한서신과 요한계시록에서는 명백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둘의 연관성을 주장하는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이 요한복음에서 초기에 나타난다고 추정할 때 마주하는 그 배경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이 부분이 내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이지 않을까 싶고, 지도 교수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 아닐까 싶다.

어찌되었든 오늘은 한 단락을 마무리했다는 보람을 느끼고, 내일부터 더 치열하게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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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구 주제에서 주요 기둥 중 하나는 "선한 목자의 죽음이라는 가르침의 기원"이다. 현재 내 짐작으로는 고대 근동과 구약 성경, 그리스-로마 문헌에서는 유사점은 발견되지만 선한 목사이신 예수의 죽음을 설명할 수 없으며, 요한복음의 자체 논리에 따라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껏 읽은 자료 중 요한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죽음에 관해서는 Jörg Frey의 논증이 가장 확실하다. 최소한 요한복음에서는 예수의 죽음은 영광과 대비해 읽어야, 그의 자발적인 죽음 등 다양한 의문들이 설명된다. 내일부터 그의 글을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할 텐데, 이 부분을 잘 넘어서서 Literature Review의 난관을 하나씩 이겨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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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Elizabeth Shively는 Emory University에서 Dr Luke Timothy Johnson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의 학위 논문은 『Apocalyptic Imagination in the Gospel of Mark: The Literary and Theological Role of Mark 3:22-30』 (BZW 189)로 출판되었다. 현재 University of St Andrews에서 Senior Lecture로 재직 중이나, 올 가을학기부터는 George W. Truett Theological Seminary로 이직하여 Professor of Christian Scriptures 직함으로 활동하게 된다.

노변담화(Fireside Chat)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국민에게 호소하려고 열린 모임에 유래한다. 일상에서는 "벽난로나 화롯가에 둘러앉아 서로 한가롭게 주고 받는 이야기를 말한다."라는 정의에 적합하다.

시작 시간에 맞춰 모임 장소에 들어 갔는데 여럿이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20분 정도쯤 지났을까 진행을 맡은 학생과 샤이블리 박사 사이에 질의응답이 오갔다. 나머지 30분은 참석자들이 질문을 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샤이블리 박사의 학부 전공은 음악이었다. 음악으로 제법 알려진 학교에서 수학했고,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는 고든-콘웰 신학교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에서 공부하게 되는데 이때 학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었다고 한다. 당시 스캇 하프만 (Scott J. Hafemann) 박사에게 큰 인상을 받았고, 그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차후에 하프만 박사는 University of St Andrews로 옮겼는데, 샤이블리 박사는 이후에 이곳에서 자신의 주요 경력을 쌓아가게 된다.

박사 학위 취득 이후 학자로서 경력을 쌓기란 쉽지 않았고, 특히 여성으로서 쉽지 않았다고 한다. 성별에 따른 역할 전환에서 오는 어려움들이 제법 많았다는데, 그녀의 남편이 "그녀의 성공이 곧 내 성공이다"라는 말을 해서 꽤나 멋있었다.

그리고 복음주의 진영의 신앙인으로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녀의 출신 학교에서 알수 있듯이, 복음주의 진영에 속하는 고든-콘웰 신학교에서 수학했고, 그녀의 경력 초반에 고든-콘웰 신학교에서 가르친 경험, 그리고 지금은 St Andrews Baptist Church에 참석하고 있는데, 그녀에게 신학과 신앙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UStA가 복음주의 진영에서 알아주는 학교로 꼽히지만, 명백히 일반 종합대학교 소속으로 세속주의에 속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재학생들 대다수가 기독교 친화적이지만, 그래도 세속주의적인 접근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신학교에서는 수업을 찬양이나 기도로 시작한다거나 신앙에 대해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고려할 때 그러하다. 여러 요소들을 고려했겠으나, 신앙이라는 측면이 이직을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한 요소로 보였다.

학사, 석사와 박사 과정별 조언을 요청하는 질문에는,
학부 시절에는 시간을 아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했다. 석사 과정에서는 언어와 주해에 강점을 만들라고 했다. 박사 과정에서는 학업에 함몰되지 말고 삶의 주변을 잘 챙기라고 했다.

세속주의 학교에서 진행한 학술 활동이 개인의 신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 부분에서는 대략 연구 활동이 개인의 신앙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나는 학자의 삶을 살려고 결단하고 유학을 선택했고, 지금은 박사 과정 2년 차를 마쳐간다. 목표는 2025년 봄학기부터, 늦어도 가을학기부터, 강사 활동을 시작하는 것인데,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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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와 로마서

끄적 2023. 4. 1. 01:10

오늘 Atonement Matters Conference에 참석했다. 오전 시간은 성서학, 오후 시간은 조직신학과 연관된 주제로 편성되어 있다.

신학부가 소속된 St Mary’s College의 학장 Prof. Oliver Crisp가 환영사를 짧게 하고 각 주제별 발표가 시작되었다.

주제 발표 이전에 David Moffitt 박사가 서설(introductory comments)로 본인이 히브리서의 속죄를 연구하게 된 이유와 책 내용 등을 짧게 다루었다.

첫 발표는 현재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강사로 재직 중인 Erin Heim 박사가 “‘For All Have Sinned and Lack the Glory of God’: Atonement and Resurrection in Romans 3”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Dr Erin Heim (Oxford University)
https://www.theology.ox.ac.uk/people/dr.-erin-heim

두 번째 발표는 현재 듀크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Douglas Campbell 박사가 “Participation and Atonement in Paul”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주요 본문은 로마서 5-8장이다.

Prof. Douglas Campbell (Duke University)
https://divinity.duke.edu/faculty/douglas-campbell

로마서를 향한 관심을 거둔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 거 같은데, 공교롭게도 오늘 오전 발표가 모두 로마서를 본문으로 하고 있다. 차후 내 연구 범위에 속죄를 포함시키려 하는데 그 주요 본문으로 로마서를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alvin Seminary에서 내 추천서를 써준 Gary M. Burge 교수는 요한복음 전공자이면서 로마서를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그와 같은 길을 걸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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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소식

끄적 2023. 3. 25. 06:23

1. 학교 순위
QS World University Rankings이 일부 발표되었다. 주제 별로 가장 높은 순위에 등극된 분과는 철학과 (10위), 고전학 (14위), 신학 (14위) 등이다. 학교 순위는 기관마다 채점 방식이 다르니 참고만 하시라.
https://intheloop.newsweaver.com/1jsm0dz9qr/xmav9k0n5wjsw7a26py7f7?email=true&lang=en&a=2&p=2961046&t=18030

최근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가 옥스퍼드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를 앞서 영국 대학 1위에 등극하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한국 유수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이 학교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과 영국 사이에 학제가 달라서 학부로 바로 입학하지 않고, 그 전 단계인 파운데이션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경영대학원을 출범하려고 토지 매입부터 학과 통폐합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이 개설되면 학교는 더 많은 수입원을 확보하고, 명성은 더 올라가리라 기대하고 있다.

2. 영국대학협의회(Universities UK) 회장 선출
현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교장 겸 부총장 (총장직은 명예직) Dame Sally Mapstone 교수가 영국대학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최근 드높아진 학교의 위상과 그녀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https://news.st-andrews.ac.uk/archive/professor-dame-sally-mapstone-frse-to-be-next-president-of-universities-uk/

3. 드라마 촬영
윌리엄 왕세자의 모교인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를 중심으로 드라마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와 찰스 왕 등극 이후 윌리엄 왕세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모양새이다. 앞으로 그의 후광이 더해져 학교의 위상이 더 높아지고 견고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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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봄학기 박사 과정 세미나를 다 마쳤다. 영국 학제로는 2022-2023년 학기를 마친 셈이다. 2022 가을 학기는 크리스마스로 인해 4회, 이번 2023 봄학기는 5회가 진행되었다. 매 번 3시간씩 진행됨. 2시간은 토론, 1시간은 MT와 LXX 강독.

분량과 상관없이 토론 자료를 제대로 이해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기 쉽지 않고, 원전강독은 겨우 직독직해를 해내는 수준이다. 커리큘럼은 관련 지식을 순차적으로 쌓아올릴 수 있게 짜여졌지만, 학생의 입장에서는(어쩌면 나 혼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어째 자료를 읽으면 읽을수록 복잡성이 증가하는지 모르겠다. 레위기 본문도 이해가 안 되고, 학자들의 견해는 더 모르겠다. 반면 점점 확실해지는 건, 지도 교수가 레위기와 히브리서 해석에 새로운 길을 내고 있고, 나는 요한복음에서 선행연구와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정도이다. 또 확실한 건, 내가 지도 교수의 논지는 한정적으로 인용할 수 있고, 대부분은 나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늘 동료학생과 대화하다가 그가 원전강독을 잘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 학부 시절 Scott Hafemann 박사로부터 헬라어 초급과 중급을 배우고, 원전 강독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이외 원전강독 수업을 열심히 수강한 듯싶다. 나는 신대원 시절 원전강독과 문법은 물론이고 Text Linguistics까지 했는데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흥미로운 건, 지도 교수는 박사 과정 세미나보다 본인의 연구에 더 집중하길 원한다. 영국은 개인 연구만 잘 해도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논문 이외에는 부차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도 교수는 강연 발표와 논문 투고를 격려하고, 세미나도 진행한다. 특히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로만 세미나를 진행하는 방식에서는 빠져나갈 길이 없다. 나로서는 다 잘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훈련이 박사 학위 취득 이후 활동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박사 학위 취득자들은 연구만 진행하지 못한다. 교수로 자리를 잡으려면 강의, 강연, 투고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내가 볼 때 영국 박사 과정은 그 훈련장이다.

다음 가을 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나만의 시간이 주어졌다. 얼릉 Literature Review를 끝내고, 논문 집필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마음을 잡아야겠다.

이 글을 집중해서 쓴 모양인지 벌써 종점인 버스 터미날까지 와 버렸다. 이 단락은 걸으면서 마무리함. 이 블로그에 올린 시점으로는 어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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