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글을 쓰기 위해 17개월 전에 완독한 책을 뒤적이고 있다. 박사 과정 첫 학기를 시작하며 연구 주제를 찾기 위해 읽던 책들 중 하나이다. 흔적들을 보니 제법 열심히 분석하고 씨름한 모양이다.

내 메모들을 읽어보면, 여전히 유효한 생각과 변한 생각이 공존한다. 지금은 연구 방향과 목차 구성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연구를 진행하다보면 다 달라지겠지만, 더뎌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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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들

끄적 2022. 5. 26. 15:26


오늘 미국 유학 시절 짧고 굵게 교제한 A 선교사님과 통화를 나누었다. 그 분 덕분에 구글 듀오(Duo)라는 걸 사용해 보았다. 다음은 그 분과 대화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되는 교훈들을 적어본다.

1. 세상은 좁다
A 선교사님이 우여곡절 끝에 계획에 없던 곳으로 선교를 나가게 되셨다. 그곳에서 B 선교사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내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다행히 덕담을 나누셨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  서로 모르는 관계에서 어떤 계기를 통해 동일한 국가에서 사역을 하게 되고, 공통분모로 모이는 지점이 있다는 게 놀랍다.
또한 최근 영국 박사 과정을 마친 C 목사를 알고 있냐고 하시는데, 그 분이 웨신에서 날 지도하셨던 D 교수님의 제자라고 한다. 근래 총신에서 유학가는 분들은 D 교수님의 영향을 받았거나 그 분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2. 박사 학위의 가치
박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도 강사 자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학부부터 박사 과정까지 좋은 학교에서 수학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최근 5년 이내에 박사 학위를 마치고 강사에서 전임강사로 치고 올라가는 분을 별로 못 본거 같다.

3. 나에 대한 기대
칼빈 시절에 쓴 글부터 꾸준히 지금까지 초안 수준에 머무는 글들을 읽으시면서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는 격려를 해주신다.
또한 본인이 김세윤 교수님으로부터 수학하던 시절에 들은 이야기로 응원을 보내주신다. 김 교수님은 요한신학이 가장 어려운 본문이라고 말하셨다면서,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으니 응원과 격려를 보내신다는 말씀이셨다. 내 입장에서는 그 어려운 바울신학에서 업적을 이루신 분께서 요한신학이 어렵다고 하시니 겸손의 미덕을 보이신게 아닌가 싶은데 어찌되었든 내 길을 잘 가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실제로는 어제 5월 25일(수)에 있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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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 출판과 출판 시장]
어제 공유한 동영상을 보니 초반에 박사 학위 논문 출판을 다룬다. 내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고 박사 과정 학생이 유념해야 할 내용이 되겠다 싶어 내 경험을 적어본다.


박사 과정에 입학할 때는 지도 교수와 학교의 명성에 따라 학생의 급이 정해진다. 학위 취득 이후에는 논문 출판 여부와 출판사의 명성이  역량 판단 기준에서 1순위로 작용한다.

내 웨신 목회학 석사(MDiv) 졸업 논문과 신학 석사(ThM) 학위 논문 그리고 현재 박사 과정 지도 교수님들은 모두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을 저명한 시리즈에서 출판하셨다.

세 분 다 박사 학위 논문 출판, 지도 교수와 학교의 명성에서 성공적인 업적을 남기시고 현 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다.

박사 과정 학생은 자신의 학위 논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추후 출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실제로 내 경우 박사 과정 입학 후에 논문을 쓸 때 출판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보통 학위 취득 후 2년 내에 출판 여부와 시리즈 등이 결정되는 걸로 알고 있다.

Dr. James Ernest, Vice President and Editor-in-Chief at Wm. B. Eerdmans Publishing Company, on how editing or publishing can be a fulfilling calling following graduate study in theology: https://vimeo.com/707070752/c829b4d1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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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의 장벽이 하늘에 맞닿은 견고한 성벽처럼 보인다. 그러나 선행연구의 헛점을 발견하고, 자신의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어떤 주제든 독자적인 영역을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내 경우 예전에는 선행연구에서 발견되는 미흡함에 부족한 시간에 내가 메워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에 짜증으로 반응했으나, 점차 내가 기여할 영역이 많이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다. 선행연구자들이 안 했으니 내가 시도했다는 자체로 고평가를 받게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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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의 절기가 갖는 기능에 관한 큰 그림은 그려졌다는 예감이 든다. 앞으로 글을 쓰면서 방향이 조정되겠지만, 한동안 고민했던 질문들이 얼추 조각을 맞춘 듯하다. 조만간 지도 교수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이로서 내 박사 학위 논문 주제와 학위 취득 후 쓰려는 주제에 대한 얼개가 그려졌다. 이제 두 주제를 얼마나 잘 세분하느냐는 과제가 남아 있다. 설레발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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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반에 한 말로 기억한다. 이 말은 그 자체로 자신을 비롯한 집권 세력이 주류가 아니라는 말을 담고 있다. 또한 이미 주류 세력들과 최대한 화음을 맞추어 정권 운영에 차질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박근혜 탄혜 이후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로 선출되지만, 득표율을 보면 한국 사회의 보수성을 읽을 수 있다.  

19대 대통령선거 득표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41.08%) 홍준표 자유한국당 (24.03%) 안철수 국민의당 (21.41%)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했다면, 홍준표나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었을지 모른다. 박근혜를 탄핵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실제 19대 대선 득표율은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 초반기에 남북정상회담과 외교 성과를 통해 높은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를 지지했던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사법 개혁, 언론 개혁, 부동산 개혁 등을 시도하지만, 우리가 실망한대로 그 결과는 처참했다. 그 실망은 현재 진행형...

결과론적이지만 문재인 정권의 인사 실패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윤석열에게 여러 소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처 없이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올린 노영민 전 비서실장이 그렇다. 또한 교육부에 제기되고 있는 각종 입시비리에 대해 공정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마찬가지이다.

또하나는 저항세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 위원회가 조직되고 각종 법령 등이 준비되지만, 저항세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정당으로는 국민의힘이 대표적이고, 정의당은 민주당 2중대라는 소리를 들었을지 모르나 결정적일 때 뒤통수를 많이 쳤다.

언론은 대표적인 저항세력이다. 조중동을 비롯해서 경제신문사들은 철저하게 경제기득권 입장에서 현실을 왜곡했다. 또한 경향신문은 중도와 보수 사이로 이동하는 입장을 취했고, 한겨례는 철저하게 정의당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언론의 중립성은 기대할 수 없었다.

부동산과 관련된 세력의 저항도 결렬했다. 부동산 투기세력, 건설사, 그리고 그들로부터 광고를 받는 언론사들의 왜곡된 메시지에 영끌로 응답한 무주택소유자와 2030대도 포함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무원들과 대척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홍남기 부총리이다. 정부 조직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하는 기재부를 통해 개혁을 추진하려면 , 정부의 이념 혹은 방향성에 적합한 인물을 꼽아야했다. 동시에 관료의 저항과 청문회를 넘길 수 있는 무난한 인물이어야 했다. 기사에 홍남기 부총리는  “내가 서울대 출신도 아니고, 영·호남 출신도 아니지만 그래도 장관까지 왔는데, 돌이켜 보면 열심히 한 것밖에는 없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의 말에 문재인 정부의 방향성이 담겨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의 말을 뒤집어 보면, 홍 부총리가 기재부를 통제하기란 쉽지 않았을 거같다. 그러니 위기에 부딪힐 때마다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을까.

비주류가 지도자로서 역량을 발휘한다는 사실 자체가 난관이다. 특히나 지연 학연 등을 따져 내 편을 가르길 좋아하는 주류 사회에서는 상상을 못할 만큼 역경일지 모른다.


‘최장수 부총리’ 역사 쓴 홍남기 “아쉬운 건 부동산”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424500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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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끄적 2022. 4. 20. 14:23

#1 교회 성장과 오순절 교단
현재 아프리카에서 오순절 교단을 중심으로 부흥하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기독교 성장률이 0.06%라고 한다. 영국 교회에서 부흥하고 있는 교회들은 오순절 교단 소속이 많다. 

#2 영국 교회와 신학교
영국 교회의 침체기와 신학교 교수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재학 중인 학교의 성서학부는 구약학 교수 3명, 신약학 교수 4명, 유대교 교수 1명, 총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아는 바 구약학 교수 3명 모두 미국인, 신약학 교수 4명 중 3명이 미국인, 유대교 교수 1명이 미국인이다. 8명 중 7명이 미국인이다.

현 교수진의 역량이 탁월하기도 하겠지만, 영국인들 중 교수요원을 확보하기 싶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단적인 예이지만, 영국은 교회 성장만이 아니라 신학 공부도 침체기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영국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학교에서 자리를 잡는다고 했는데, 지금은 미국 박사 학위를 받고 영국 학교에 들어가는 시대가 되었다.

#3 한국 교회의 돌파구?
한국 교회는 앞으로 더 심한 침체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신학교 입학 경쟁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금은 인적 자원이 과잉인 상황이라 교회 교역자나 교수요원을 구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궁금하다.


불타 죽고 독살당하고 옥에 갇히고… 목숨 걸고 예수 믿는 아프리카 핍박에도 기독인 꾸준히 늘어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41511&code=23111111&sid1=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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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이 넘는 학교 역사에서 첫 흑인 여성이 공식적으로 Rector에 취임했다는 소식이다.
 
University of St Andrews rector finally installed two years on
 
그녀의 직위는 St Anderws의 소개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Key officials
 
'Rector'의 영어 사전 정의는 아래와 같다.
1. (성공회의) 교구 목사 (→vicar)
2. (영국에서 일부 대학·학교의) 총장[학장/교장]
 
내 학교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되는 Rector의 이메일들을 보면, 위 두 정의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실제 Rector의 이메일을 통해 그의 역할을 반추해 보면, 아래 설명이 적절하게 여겨진다.
 
The role of the rector is considered by many students[by whom?] to be integral to their ability to shape the universities' agenda, and one of the main functions of the rector is to represent the interests of the student body.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라.
 
Rector (academia)
 
미국과 비교하여 영국은 구조와 용어에서 낯선 것들이 많다. Rector가 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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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의 가치

끄적 2022. 4. 13. 16:19

내 글을 신중하게 평가해 줄 사람은 이해당사자가 아니면 없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수업 방식으로 진행되는 과정은 담당 과목을 개설한 교수들이 평가를 해주고, 논문 지도 단계에서는 지도 교수진에서 신중히 읽어준다.

교수들마다 다르겠으나 보통 석사 과정 페이퍼는 30분-1시간 정도 읽고 점수를 준다. 한국에서는 교수들이 페이퍼에 논평(comment)을 써주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짧게라도 잘한 부분과 실수한 부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준다.

박사 과정 1년차에 Probationary Review를 진행할 때 지도 교수는 최소 2-3시간 정도, 길게는 8-10시간 이상 검토하고 조언을 남겨주었다고 짐작된다. 이 부분은 MS Word의 '검토' 기능으로 추정해본다. 학위 논문을 제출할 때까지는 지도 교수진이, 구술 면접에서는 면접관들이 내 글을 평가해준다.

학위 논문을 완성한 후에는 출간하기 위해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하게 되고, 출판사 관계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출간까지 이어지게 된다.

학위 취득 이후에는 세미나와 저널 등 공식적인 활동 창구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왜 박사 학위 소지자들이 학회를 만들고 저널을 출간하는데 열성인지 동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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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세계 정상에 도전했던 한국인 선수가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등 다양한 단체에서 챔피언에 등극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단체에서 타이틀전을 가졌으나 결과는 챔피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그가 시합 전에 한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말을 남긴다. "자기가 챔프가 되면 아시아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거다. 동양인이 약한게 아니라 기회가 적을 뿐이다."
 
그러나 시합에서 보여준 기량 차이는 예상보다 컸다. 또한 시합 후 인터뷰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다"라는 말과 그 후 케이지에 엎드려 우는 모습에서 여러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2
개인의 역량에서 선천적 능력의 영향이 큰지 아니면 후천적 요소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후천적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보지만, 요새는 선천적 요소들의 중요성이 더 크게 느껴진다.
 
당연히 인자강('인간 자체가 강하다'), 즉 타고난 재능에 후천적 노력이 곁들여진 인간들은 당해낼 수가 없다.
 
#3
내 바람대로 안 된 것들이 너무나 많지만, 굵직굵직하게 놓고 보면 간절히 원했던 건 대체로 이루었다. 그 성취들은 내 후천적인 노력에 의한 열매들이다. 그래서 난 후천적 요소들을 강조하는 편이다.
 
#4
칼빈 유학 시절, A 강도사님이 모교의 교수가 한국 유학생들은 국내용 학자라고 말했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사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영미권 대학을 나온 해외파들조차, 박사 학위 취득 후 한국에서 자리를 잡는다.
 
나 역시 학위 취득 후 한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강사직으로 여러 학교에 다니다가, 잘 되야 전임교원 트랙으로 갈 수 있을 거다. 아니면 협동목사로 있으면서 청빙을 기다리겠지. 정 안되면 개척?
 
#5
그러나 지금은 이런 미래를 그리지는 않는다. 가족과 몇몇 지인들에게는 말해두었는데, 박사 과정을 마치고 외국에 더 머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 계획은 성공적인 박사 학위 취득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타인에게 미리 말할 필요도 없고, 실현되지 않은 미래에 도취될 필요도 없다. 그저 내게 주어진 과제들을 넘어서 내 자신을 증명해야 할 뿐이다.
 
난 내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고, 나를 높게 평가했던 교수들이 내게서 무엇을 보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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