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요한복음 10장 선한 목자 담론을 본격적으로 다루려면, 선행 작업으로 왕권 사상을 다뤄야 한다. 내 관찰에 의하면, 선한 목자 담론에서 초막절, 목자-양 비유, 아들됨(sonship)이 모두 왕권 사상과 관련이 있다. 즉, 선한 목자 담론은 예수의 왕권을 주장한다. 다만 요한은 예수의 자발적인 죽음(=내어놓음, lay down)으로 예수의 왕되심을 선호한다는 역설이 있다.

초막절은 일 년의 수확을 여호와께 감사하는 절기이다. 풍성한 수확을 가능케 하신 비의 주관자 여호와를 찬양하는 시기가 바로 초막절이다. 이스라엘 선지자들이 우상숭배, 특히 바알과 아세라 숭배를 고발했던 이유는 이스라엘 족속의 우상숭배가 바로 여호와의 주권에 대한 불신이기 때문이다.

목자-양 비유는 전통적으로 왕권 사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고대 근동과 그리스-로마 문화에서 목자는 신의 대리인으로 왕을 상징한다. 목자-양 비유에서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Davidic kingship/Messianism)이다. 예언서에 나타난 미래에 나타날 이스라엘의 왕을 다윗과 같은 왕 혹은 다윗의 후손으로 해석하지만, 요한복음에 이 사상을 신봉하는 무리가 등장하지만, 다윗처럼 이스라엘 왕국을 세우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왕이 등장하지만, 그의 출신 배경이 다윗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아니면 여호와를 궁극적인 왕으로 선포하는 선지자들이 적지 않다. 요한복음에서는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을 넘어서는 구원자 예수의 등장을 선포한다.

요한은 이 두 주제를 자신만의 신학으로 재정립하는데, 아들됨은 더 독창적인 방식으로 사용한다. 요한의 아들됨은 예수의 신적 정체성과 그의 자발적인 죽음에 대한 권한을 동시에 드러내는 수단이다. 요한복음 1장에서 로고스로 시작하는 이유가 바로 예수의 신적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야웨 신앙에 관해서는 고대 유대 유일신론(ancient Jewish monotheism)을 염두에 둬야 하고, 예수의 신성에 관해서는 삼위일체론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앞 세 주제를 다루는 작업이 쉽지 않아서, 뒤 두 주제는 차후 연구 주제로 넘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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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 8장 17절에 기록된 회중의 반응은 다소 혼란스럽다.
 
"사로잡혔다가 돌아온 회중이 다 초막을 짓고 그 안에서 거하니 눈의 아들 여호수아 때로부터 그 날까지 이스라엘 자손이 이같이 행한 일이 없었으므로 이에 크게 기뻐하며"

표면적으로 그들이 크게 기뻐한 이유는 앞서 모세의 명령대로 초막을 짓고 거주한 사례가 없어서라고 읽힌다. 그러나 솔로몬의 초막절을 기록한 역대하 7장 10절에서 이미 초막을 지었다고 가정할 만한 단서가 있다. 

"일곱째 달 제이십삼일에 왕이 백성을 그들의 장막으로 돌려보내매 백성이 여호와께서 다윗과 솔로몬과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은혜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마음에 즐거워하였더라"

이 구절에서 '그들의 장막으로'(to their tents, לְאָהֳלֵיהֶם)가 그 근거이다. 만약 이 구절을 근거로 솔로몬 당시 백성이 초막을 지어 예루살렘에 거주했다면, 느헤미야에 기록된 이스라엘 자손들이 기뻐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모세의 율법을 근거로 추정해 초막 제작을 제외하고 다른 이유를 찾는다면, 그것은 초막을 짓는 방식(15절)이 그 가능성으로 대두된다.

"또 일렀으되 모든 성읍과 예루살렘에 공포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산에 가서 감람나무 가지와 들감람나무 가지와 화석류나무 가지와 종려나무 가지와 기타 무성한 나무 가지를 가져다가 기록한 바를 따라 초막을 지으라 하라 한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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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절기(the annual feasts)와 순례 절기(the pilgrim festivals)가 동의어처럼 사용되어 연례 순례 절기(the annual pilgrim festivals)라는 명칭으로 지칭되고 있다. 이 용어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순례 개념이 도입된 시기이다. 상식적으로 '순례'라는 용어는 이스라엘 자손이 가나안에 입성한 이후 각 지파가 모세로부터 할당받은 지역으로 흩어진 이후에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스라엘 자손의 광야 시절과 사사기 시대는 순례 절기라는 용어를 대입할 수 없다. 사사기 시대에 실로에서 초막절이 시행되었으나 지파별 갈등과 우상숭배로 인해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축제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엘가나와 그의 가족이 참여한 매년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솔로몬의 성전 봉헌식 이후 거행한 초막절이 이스라엘 역사 최초의 순례 절기이다. 이어 에스라 3장과 느헤미야 8장이 순례 절기로 준수한 두 번째 사례로 간주한다. 오직 솔로몬, 그리고 에스라와 느헤미야 당시 거행된 초막절이 구약에 나타난 순례 절기이다.

모세가 명령한 연례 절기는 무교절, 맥추절(칠칠절), 초막절이다 (출 23:15-16; 신 16). 무슨 이유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두 사례 모두 성전 건축과 성벽 재건과 관련되어 초막절을 먼저 수행했으리라 추측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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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서 40-48장은 에스겔의 환상으로 성전에 관한 하나님의 이상(visions of God, 40:2)을 담고 있다. 45장은 '거룩한 땅' (1-8절)에서 정의와 공의의 예시로 저울과 에바, 밧의 표준을 제정하고(9-12절), 예물(13-16절)로 화제가 전환된다. 이 예물은 제사 의례로 이어진다 (17절 이하).

독특하게도 백성은 예물을 이스라엘의 군주(prince)에게 드려야 하고 (16절), 군주의 본분은 초하루와 안식일, 이스라엘 명절에 수반되는 제사에 필요한 제물을 갖춰야 한다 (17절). 에스겔이 제시하는 명절은 첫째 달 초하룻날과 그 달 칠일, 열나흗날 곧 유월절, 일곱째 달 열다섯째 날(=초막절)이 있다 (18-25절).

첫째 달 초하룻날은 성소 정화가 목적이다 (18-19절). 첫째 달 칠일은 성전 정화가 목적이다 (20절). 이 두 명절을 통해 에스겔의 주요 관심사가 성전과 관련있음을 보여준다.

첫째 달 열나흗날은 유월절이다 (21-24절). 유대 명절에서 유월절은 반드시 포함된다. 일곱째 달 열다섯째 날은 초막절이다 (25절). 유대인들은 초막절을 '(그) 명절'(the Feast)로 불렀을 만큼 대표적인 절기이다.

군주가 명절을 집례한 사례는 솔로몬이 있다. 역대하 7장에 의하면, 솔로몬은 '하나님의 전의 낙성식' (5절)을 드리고 초막절 (8-9절)을 지켰다. 이후 솔로몬은 "모세의 명령을 따라 매일의 일과대로 안식일과 초하루와 정한 절기 곧 일년의 세 절기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드렸"다(8:13). 포로 귀환 이후 에스라와 느헤미야를 중심으로 초막절을 준수하지만, 그 둘은 군주가 아니다.

에스겔은 연례 절기 중에서 칠칠절을 제외하고 유월절과 초막절을 꼭 짚어 지시 사항을 전달한다. 에스겔이 제시한 절기 규정을 보면, 그가 민수기 28장을 수정했다는 견해는 타당해 보인다. 다만 에스겔이 칠칠절을 배제한 이유는 불확실하다. 

에스겔은 성회, 명절, 절기에 큰 관심이 없다. 위 구절 이외에는 단순히 '모든 정한 절기' (46:9-10)와 '명절과 성회' (46:11-15)로 다뤄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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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전통에 의하면, 국가적 차원의 축제는 성회(sacred assemblies), 명절(feasts), 연례 절기(annual feasts)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성회는 말 그대로 유대 민족의 모임을 지칭하고, 명절은 규례로 지정된 행사이며, 연례 절기는 매년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진 절기이다. 연례 절기는 유월절, 맥추절, 초막절로 한정되어 있다. 이 글의 주제인 속죄일(the Day of Atonement)은 성회이자 명절이며, 초막절(the Feast of Tabernacles, Sukkot)은 성회이자 명절이며 연례 절기이다. 공통점은 둘 다 모세가 법으로 명령한 축제이다.

유대 역사에서 속죄일의 중요성이 초막절보다 더 강조되리라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초막절이 더 강조된다. 궁극적으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다루는 입장에서 흥미로운 지점이다. 그 이유를 추정해 보면, 속죄제가 각 절기에 편입되면서 속죄일을 강조할 필요가 없거나,  초막절이 갖는 의미와 상징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더 부합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 관찰해야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절기마다 속죄제가 필수적으로 시행된다. 절기 본연의 의미에 집중하기 위해 속죄제를 시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이 과정이 일 년에 몇 차례씩 반복되기 때문에 속죄일이라는 일회적 의례를 지킬 필요가 없어졌을 수 있다. 아니면 속죄일 시행 방식에서 신학적 의미가 달라졌을 개연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레위기 16장에서 아사셀은 논쟁이 되는 주제이다).

초막절은 출애굽 이후 하나님의 구원을 향한 감사로 시작하여 점차 곡식과 포도주의 추수와 저장을 마친 후 드리는 감사로 변한다. 이스라엘 백성의 현실을 고려하면 그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축제 중 하나이다. 또한 솔로몬의 성전 봉헌 이후 성막과 성전이 신학적으로 결합하면서, 성전 신학으로 확대된다. 이스라엘 멸망과 포로 생활, 귀환을 경험한 역사를 통해 초막절의 의미가 부각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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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명령한 연례 절기는 무교절, 맥추절(칠칠절), 초막절이다 (출 23:15-16; 신 16). 출애굽 공동체는 광야에서 야영을 했으므로, 연례 절기가 순례 절기였다는 주장은 성립되기 어렵다.

모세의 후계자로서 새로운 출애굽 공동체의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는 두 가지 의식을 지킨다. 첫 번째는 할례를 행했고 (수 5:2-9), 두 번째는 유월절이다 (수 5:10-11). 이외에 절기 준수에 관한 기록은 없다.

여호수아의 죽음 이후 사사 시대 동안 절기 준수에 관한 기록이 전무하다. 다만 사사기 21:19–23에 실로에서 거행된 '매년 여호와의 명절'은 초막절로 추정된다. 당시 실로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종교적 중심지 역할을 했다 ('하나님의 집이 실로에 있을 동안에', 사 18:31). 본래 이스라엘 자손을 위한 절기로 추정되지만, 여호수아의 죽음 이후 우상 숭배가 팽배해지면서 지역 축제로 한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회중의 장로들이 이 절기를 알고 있었으나, 당시 열 두 지파가 지켰던 절기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이 시기에 순례 절기는 시행되지 않았다고 가정해야 한다.

엘가나는 그의 가족을 동행하여 매년 실로에서 제사를 드렸다 (삼상 1). 혹자는 이 매년제를 초막절이라고 주장한다. 혹자는 순례 절기로 주장한다. 현 내 가정은 매년제가 '초막절'과 '순례 절기'였을 가능성을 배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초막절과 관련된 어휘가 등장하지 않는다. 혹자는 여성이 참여하는 절기라는 근거로 초막절을 주장하지만, 여성이 참여하는 절기가 초막절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두 번째, 엘가나와 그의 가족이 실로로 이동하여 마치 순례를 연상케 하지만, 그는 에브라임 사람(삼상 1:1)이었으므로 그의 이동은 지파의 지역 내에서 이루어졌다. 즉 지파 전체가 준수했던 국가적 차원의 절기가 아닌 지파 내 절기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순례라는 용어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솔로몬은 성전 건축 이후 봉헌식을 위해 이스라엘 사람들을 예루살렘으로 소집한다 (대하 5:2-3). 성전 봉헌식 이후 칠일 동안 초막절을 지킨다 (대하 7:8-9). 이 사건이 첫 연례 순례 절기로 드린 초막절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솔로몬이 "일년의 세 절기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을 지켰다 (대하 8:13).

이스라엘 연례 순례 절기의 시작은 언제인가? 이 질문에 대한 내 잠정적인 결론은 솔로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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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의 Special Laws 에 초막절의 여덟번 째 달에 대한 설명이 길게 부연되어 있다. 내가 인상 깊은 구절은 아래와 같다.

All this the lawgiver observed and therefore did not permit his people to conduct their festivities like other nations, but first he bade them in the very hour of their joy make themselves pure by curbing the appetites for pleasure. (Philo, Special Laws 1:193)

율법의 수여자는 이 모든 것을 지키셨으므로 그의 백성이 다른 나라들처럼 축제를 행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먼저 그들에게 명하셨으니 바로 기쁨의 시간에 쾌락에 대한 식욕을 억제하여 스스로 정결케 하라 하셨느니라.


초막절을 칠일 동안 즐기는 동안 일부 참여자들이 절기 본연의 의도인 '즐거움'을 벗어나 '쾌락'에 빠질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팔일에 새로운 죄를 짓지 않고, 절기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요구하고 있다.

For strong drink and gross eating accompanied by wine-bibbing, while they awaken the insatiable lusts of the belly, inflame also the lusts seated below it, and as they stream along and overflow on every side they create a torrent of evils in-numerable, because they have the immunity of the feast for their headquarters and refuge from retribution. (Philo, Special Laws 1:192)

독한 술과 독주를 동반한 역겨운 음식은 배의 만족할 줄 모르는 정욕을 일깨우고 그 아래에 있는 정욕도 불붙게 하며, 그것이 사방으로 흐르고 넘치면서 무수한 악의 급류를 만듭니다. 그들은 본부를 위한 잔치의 면제와 보복으로부터의 피난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기 중 제사가 강조되는 이유가 최우선적으로는 하나님을 향한 감사, 그리고 분향자의 사죄 요청이 부과적으로 수행되는 이유가 이런 맥락에 있지 않나 싶다. 절기 제사에 대한 자세한 연구가 요구되지만, 이 글에서는 초막절 팔일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선에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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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푸스의 대표적인 저작인 『유대고대사』(The Jewish Antiquities)와 『유대전쟁사』(The Jewish War)에 초막절이 각각 최소 11번, 최소 4번가량 등장한다.

『유대고대사』는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에 관한 기록이다. 이 사료에서는 출애굽 공동체의 지도자 모세를 통한 초막절 제정을 시작으로 솔로몬 성전의 봉헌으로 인한 성막에서 성전으로 전환, 이스라엘 왕국의 분열 이후 북이스라엘 통치자 여로보암의 산당 설치,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성전 재건, 알렉산더 대왕과 헤롯 등 이방 통치자들의 등장 등을 통해 초막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초막절이 국가적인 연례 순례 절기라는 사실이 공통으로 강조되며, 율법 강독과 즐거움(rejoice)의 특성이 부분적으로 강조된다. 

『유대전쟁사』은 유대-로마 전쟁의 역사에 관한 기록이다. 이 사료에서 초막절에 관한 설명은 배제되어 있으며, 사건의 발생 시기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기록에서도 초막절이 예루살렘(성전)을 중심으로 시행된 연례 순례 절기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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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eudo-Philo는 필로의 이름을 사칭했다는 의미이다. 유대인 사회에서 필로의 저작이 어느 정도 권위를 가지고 있는 시기에 작성된 차명의 문서로 볼 수 있다.

위서 필로에서는 성경에서 모세가 시내 산에서 돌판에 십계명을 받는 장면과 비슷한 상황에서 초막절 준수 명령이 나온다.

Also the feast of tabernacles bring ye to me: ye shall take for me the pleasant fruit of the tree, and boughs of palm-tree and willows and cedars, and branches of myrrh: and I will remember the whole earth in rain, and the measure of the seasons shall be established, and I will order the stars and command the clouds, and the winds shall sound and the lightnings run abroad, and there shall be a storm of thunder, and this shall be for a perpetual sign. Also the nights shall yield dew, as I spake after the flood of the earth.
The Biblical Antiquities 13:7.

초막절에도 너희는 내게로 나아오라 너희는 아름다운 나무 열매와 종려나무 가지와 버드나무와 백향목과 몰약 가지를 취하라 내가 비 중에 온 땅을 기억하고 계절의 척도가 확정되고 내가 별을 명령하며 구름을 명령하리니 바람이 불고 번개가 치며 뇌성과 폭풍이 있으리니 이것이 영원한 징조가 되리라. 내가 땅의 홍수 후에 말한 것과 같이 밤에  이슬을 맺으리라.


모세와 출애굽 공동체가 광야에서 야영하던 시절을 고려해서인지 별도로 초막을 지으라는 명령이 없다. 그리고 초막절에 지참해야 할 재료들 이외에 '비'와 '계절의 순환'에 대한 강조를 주목해야 한다. 특히 비는 농경 시대에 한 해 수확물을 좌우하는 요소이며, 초막절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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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는 Special Laws 2:204-214에 초막절에 관한 기록을 남긴다. 그는 초막절의 시기인 추분(the autumn equinox)에서 두 가지 교훈(two morals)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정의와 불의이고, 두 번째는 감사의 의무이다.

1. 정의와 불의
필로가 추분에서 '정의'와 '불의'를 교훈으로 제시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낮과 밤이 같아져서 기울어진 낮과 밤에 균형이 찾아온 시기라는 특징을 반영했다고 추정해 본다. 영역본은 다음과 같다.

The first is, that we should honour equality and hate inequality, for the former is the source and fountain of justice, the latter of injustice. The former is akin to open sunlight, the latter to darkness.

첫 번째는 우리가 평등을 존중하고 불평등을 미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정의의 근원이자 원천이고 후자는 불의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전자는 열린 햇빛에 가깝고 후자는 어둠에 가깝습니다.

평등과 불평등에 집중해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신명기 16장 14절을 그 배경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14 절기를 지킬 때에는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거주하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즐거워하되

초막절이 가진 이스라엘 백성 모두 즐거워할 수 있는 절기라는 특성 때문에 '정의'와 '불의'를 강조하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2. 감사의 의무
초막절은 추수를 완료하고 지키는 절기라서 추수감사절의 성격이 강하다. 이스라엘 백성은 일 년 농사의 수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의무가 있다. 절기 동안 야외에 머물면서 추수물을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출애굽 공동체가 사막에서 배회할 때 텐트에서 지낸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고난의 때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지켜주셨다.

필로는 초막절의 시기에 주목해 두 가지 교훈을 도출한다는 특징이 있다. 첫 번째 교훈은 문맥상 명확하지 않다. 두 번째 교훈은 초막절 준수가 갖는 실질적인 장점과 야웨 신앙을 동시에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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