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2023 Peugeot 208

여행 2023. 9. 15. 05:39

2박 3일 동안 600마일(약 1,000km)를 달렸다. 차 대여와 운전은 모두 동기 목사님이 하셨음.

렌터카는 가급적 신형 모델로 운행 거리가 짧고 짐 적재 용량을 감안해야 한다. 비용을 아끼려고 마일리지 제한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본인의 여행 계획에 따라 마일리지에 따른 추가 비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무엇보다 보험은 브로커를 거치지 말고, 차량 대여 업체와 직접 계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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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는, 사실 최근 문헌 조사(a literature review)를 완료하기 전까지는 '아들됨'(sonship)은 박사 학위 논문 이후 진행할 연구 주제로 잡고 있었다. 그러나 문헌 조사 이후 요한복음 10장 선한 목자 담론의 흐름이 이 주제를 꼭 다뤄야 한다는 판단이 서서 방향을 틀었다.

고대 문명에서 집단 지도자나 왕을 신의 아들로 칭했듯이, 아들됨은 신적 정체성(a divine identity)과 신성왕권(divine kingship)에 관한 개념이다.

요한복음에서는 아들됨을 통해 하나님과 예수의 관계를 규정하며, 그에 따른 예수의 신적 정체성과 왕권을 드러낸다. 역설적으로 예수의 죽음에 관한 권위도 예수의 아들됨에서 기인한다.

현재 목자-왕 유비를 다루면서 틈틈이 '아들됨'에 관한 자료를 찾고 있는데, 더 조사를 해봐야겠으나 현재로서는 '하나님의 아들'(Son of God)에 관한 자료 위주로 보인다. 만약 적합한 선행 연구를 찾지 못하면, 일일이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거나 나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수고가 뒤따르게 된다. 내 박사 학위 논문을 내년에 제출할 수 있느냐는 여기에 승패가 달려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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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0장 선한 목자 담론을 본격적으로 다루려면, 선행 작업으로 왕권 사상을 다뤄야 한다. 내 관찰에 의하면, 선한 목자 담론에서 초막절, 목자-양 비유, 아들됨(sonship)이 모두 왕권 사상과 관련이 있다. 즉, 선한 목자 담론은 예수의 왕권을 주장한다. 다만 요한은 예수의 자발적인 죽음(=내어놓음, lay down)으로 예수의 왕되심을 선호한다는 역설이 있다.

초막절은 일 년의 수확을 여호와께 감사하는 절기이다. 풍성한 수확을 가능케 하신 비의 주관자 여호와를 찬양하는 시기가 바로 초막절이다. 이스라엘 선지자들이 우상숭배, 특히 바알과 아세라 숭배를 고발했던 이유는 이스라엘 족속의 우상숭배가 바로 여호와의 주권에 대한 불신이기 때문이다.

목자-양 비유는 전통적으로 왕권 사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고대 근동과 그리스-로마 문화에서 목자는 신의 대리인으로 왕을 상징한다. 목자-양 비유에서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Davidic kingship/Messianism)이다. 예언서에 나타난 미래에 나타날 이스라엘의 왕을 다윗과 같은 왕 혹은 다윗의 후손으로 해석하지만, 요한복음에 이 사상을 신봉하는 무리가 등장하지만, 다윗처럼 이스라엘 왕국을 세우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왕이 등장하지만, 그의 출신 배경이 다윗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아니면 여호와를 궁극적인 왕으로 선포하는 선지자들이 적지 않다. 요한복음에서는 다윗 계열의 구원자 사상을 넘어서는 구원자 예수의 등장을 선포한다.

요한은 이 두 주제를 자신만의 신학으로 재정립하는데, 아들됨은 더 독창적인 방식으로 사용한다. 요한의 아들됨은 예수의 신적 정체성과 그의 자발적인 죽음에 대한 권한을 동시에 드러내는 수단이다. 요한복음 1장에서 로고스로 시작하는 이유가 바로 예수의 신적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야웨 신앙에 관해서는 고대 유대 유일신론(ancient Jewish monotheism)을 염두에 둬야 하고, 예수의 신성에 관해서는 삼위일체론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앞 세 주제를 다루는 작업이 쉽지 않아서, 뒤 두 주제는 차후 연구 주제로 넘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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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부터 고대 이스라엘에서 목자-양 유비의 용례가 대체로 왕권 사상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실제로 이 같은 용어가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학술적 용어로 목자-왕 전승이라 칭해도 문제 될 게 없다.

목자-양 유비의 어휘군 중 '생수'(근접한 어휘로는 '물'과 관련된 단어들이 있고, 범위를 넓히면 '비'와 같은 어휘도 포함)에 관해서는 독특한 용례가 발견되어 유의가 필요하다. 목자는 그 자체로 왕(혹은 지도자)을 상징한다. 생수는 목자 혹은 양과 관련되어 사용되는데, 이와 달리 직접적으로 왕과 연결되는 용례가 있다. 우리는 이 용례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내가 웨신 신학 석사 졸업 논문에서 스가랴서 14장에 나타난 '생수'(8절)와 '왕'(9절)을 목자-왕 전승으로 해석했다. 스가랴 9-13장에서 목자가 주요 어휘였다면, 14장에서는 왕의 등극을 선포한다 ("여호와께서 천하의 왕이 되시리니 그 날에는 여호와께서 홀로 한 분이실 것이요 그의 이름이 홀로 하나이실 것이라").

목자는 왕권을 상징하는 어휘이므로, 목자와 왕 사이에 언어적 치환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따라서 내 주장은 문제 소지가 없다. (그러니 논문 심사를 통과했겠지)

내가 최근 고민하는 지점은 목자-왕 전승과 별개로 '생수'를 왕권과 연결 짓는 용례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앞서 살펴본 예레미야와 이사야가 그러하다. 큰 그림에서는 목자-생수-왕을 서로 연결하여 해석되지만, 지엽적으로 왕권, 더 정확히는 야웨 신앙과 밀착한 사례를 설명해야 한다. 결론적으로는 왕권(kingship)과 신앙(divine kingship)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이다.

한 발 더 나가면 초막절도 연결되는 사안이라 이 고민을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 목자, 생수, 초막절은 왕권이라는 거대 담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지금까지 내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목자와 생수를 왕권과 연결 짓거나, 생수와 초막절을 왕권과 연결 짓는다. 그러나 독특하게도 요한은 초막절(7-10장)을 배경으로 생수(7장)와 목자(10장)를 연결해서 예수의 왕권을 주장한다. 이런 요한의 신학을 자세히 풀어내려면, 지금은 목자, 생수, 왕권을 한 편의 글에 잘 녹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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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선택이지만 환경 탓에 반 강제적으로(?) 요리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요리가 취미라서가 아니라 그 결과물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재료 준비부터 설거지를 포함한 뒷정리까지 귀찮음을 참아내는거다.

공부가 좋아서 유학을 선택했지만, 그 과정 자체가 항상 즐겁지는 않다. 때로는 공부하기 싫은 순간도 종종 있다. 하지만 글이 써지는 순간과 최종 결과물을 냈을 때 느끼는 희열 때문에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이겨내는거다.

과정을 즐겨야 결과가 좋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닐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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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사 과정은 입학 후 바로 논문과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며, 매년 진행 과정을 평가한다. 이 보고서를 내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는 Annual Progress Reports라고 부른다. 방금 Reviewer Reports를 확인했다. 총평은 Yellow (satisfactory with minor concerns)가 나왔다. 사유는 내 논문 제출 목표 기한이 촉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관해서는 미리 지도 교수와 대화를 나누어서 예상하였다.

솔직히 나에게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돈이다. 박사 과정을 시작한 이후 두 번 연속 Green (satisfactory)을 받았고, 이번에도 내가 제출 기한을 넉넉하게 잡았으면 또 Green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최대한 빨리 박사 과정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복귀하고 싶다. 애초에 2년을 목표로 잡았으나, distance learning으로 학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고, 그 외 지도 교수의 사정이나 여러 상황이 겹쳐서 학업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내 주변 박사 과정 학생들 역시 최소 1년 이상 학업이 연장된 상황이다.

이 학교는 일 년 학비를 일시불이든 할부든 다 내야하고, 혹여나 한 학기 안에 마쳐도 반환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3년 전체를 채우는 대신 논문의 질을 높이는 쪽을 선택했다.

결국 학비와 생활비 등 재정적으로 초과 지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예전만큼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은 써내고 있고, 내 목표 기한 내에 큰 무리 없이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역시 문제는 학업을 마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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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목자-왕 전승으로 관련 본문들을 해석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목자-양 유비로 그 본문들을 해석해야 한다. 이유는 지도 교수가 목자-왕 전승이란 용어보다는 목자-양 유비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전승과 유비라는 관점 혹은 방법론의 차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더 큰 개념으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목자-양 유비의 용례를 분석해 보니 예상보다 다양한 적용이 존재한다. 목자-왕 전승이 그중 큰 축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목자-양 유비로 목자-왕 전승을 다루려면, 목자와 왕 사이의 관계를 설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야웨 신앙이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지금껏 견지해 왔던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다양한 용례를 통해 치밀한 논증을 해야 한다. 아마 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앞서 다룬 초막절과 더욱 수월하게 연결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요한복음 10장 선한 목자 담론을 치밀하게 논증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이 작업은 박사 과정 2~4년 이내에 완성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웨신 석사 학위 논문부터 출발해서 미국 칼빈 석사 과정을 거쳐 영국 센앤 박사 과정에서 매듭지을 수 있는 장기적인 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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