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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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묵시록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인생을 동물의 특징에 빗대어 묘사한다. 연대기의 시대를 구분하는 방법은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동물의 종류와 시대 구분 사이의 관련성에 주목하되, 특별히 황소(bull)와 숫양(ram)에 초점을 맞추었다.

 

황소와 숫양은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다. 황소로 묘사된 대표적인 인물은 아담(85:3), 노아(89:1), 아브라함(89:10), 이삭(89:11)이다. 또한, 그들은 흰 황소라고 묘사된다. 흰색은 그들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거룩함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아담의 후손으로서 갖는 정당성을 의미하는 듯하다. 황소로 묘사된 인물들이 활동한 시기는 천지창조부터 족장 시대이다. 가부장 중심으로 군락을 이루던 시대적 특징을 황소라는 동물로 표현한 듯하다.

 

숫양으로 묘사된 첫 인물은 야곱(89:12)이다. 흥미롭게도 야곱의 아버지인 이삭은 흰 황소(89:11)인데, 정작 그는 흰 숫양이다(89:12). 야곱의 열두 아들은 열 두 마리의 양으로 묘사된다(89:12). 야곱의 아들 중 요셉은 흰 숫양으로 일컬어지고, 나머지 형제들은 열한 마리 양으로 묘사된다(89:14). 여기서 숫양은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상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셉은 자신의 형제들이 이집트에 거주하도록 해주며, 야곱의 후손들은 그 땅에서 번영한다 (89:14). 숫양의 출현은 족장 시대의 종말과 이스라엘 민족의 출발을 의미한다. 이후 숫양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를 지칭한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사울(89:42), 다윗(89:46), 솔로몬(89:48b), 유다 마카비(90:13, 16. cf. 90:9)가 있다. 미세하지만 각 인물에 대한 묘사에서 차이가 발견된다. 첫 번째로, 사울은 처음부터 숫양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다윗과 솔로몬은 양에서 숫양이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세 번째, 유다 마카비는 양(90:9)으로 등장한 이후 숫양(90:13, 16)으로 묘사된다. 숫양은 양의 성별을 구분하는 용도가 아니라 무리의 지도력을 상징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 다른 차이점은 뿔에 대한 언급이다. 사울과 유다 마카비의 행적을 기록하면서 “뿔”의 존재를 부각한 반면, 다윗과 솔로몬은 그것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서도 숫양이 뿔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본문에서 뿔의 기능/존재를 언급하는 의도가 있음도 기억해야 한다. 특이하게도, 출애굽 공동체를 이끌었던 모세는 숫양이 아닌 양으로 묘사된다. 더 놀라운 건, 모세가 양에서 사람이 되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사실이다(노아는 황소에서 사람이 됨).

 

황소와 숫양은 지도력을 상징한다. 황소는 가부장 중심의 일족을 대표한다면, 숫양은 이스라엘 민족으로 지도력의 범위가 확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성경에서 양을 이스라엘을 지칭하는 환유를 반영하려는 의도가 있다(Nickelsburg, 1 Enoch, 378). 야곱은 이스라엘 민족의 새로운 출발점(창 35:10–11)이므로, 그를 숫양으로 묘사한 것은 타당하다.

 

덧붙여, 하나님의 등장과 이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경에서 창조 기사는 하나님의 출현과 동시에 시작한다(창 1:1). 하지만 동물묵시록에는 하나님의 창조를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한 마리의 황소가 땅에서 나온다고 진술한다(85:3). 흥미롭게도 황소가 등장하는 본문에는 하나님이 언급되지 않는다. 반면 숫양의 등장 이후, 정확히는 늑대로부터 억압당하는 양의 부르짖음으로 인해 “양의 주인”(the Lord of sheep)이 언급되기 시작한다(89:15).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칭호에서 둘 사이의 관계가 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관계 정의는 목자-왕 전승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관계는 종말론적 구원이 실현되는 순간까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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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녹 1서에서 동물묵시록은 고대 이스라엘의 연대기를 압축적으로 서술한다. '동물묵시록'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본문은 두 가지 특징을 내포한다. 첫 번째는, 등장인물을 동물로 묘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짐승의 종류와 색상 등으로 유추할 수 있으며, 주요 인물의 경우 부연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두 번째는, '묵시록'이란 장르의 특성상 천상적 존재가 등장한다. 천상적 존재 가운데 천사는 동물이 아니라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편의상 사람이라고 부르지만, 사람은 아니다. 타락한 천사는 짐승으로 변한다. 하나님을 지칭하는 용어는 따로 있다.

동물묵시록에서 사람으로 묘사되는 인물이 있다. 에녹, 노아, 모세가 그들이다. 

에녹서에서 에녹은 계시 수령자이다. 그는 꿈과 환상을 통해 하늘의 비밀을 전달받았다. 또한, 에녹은 계시 전달자이다. 그는 자신이 받은 계시를 아들 므두셀라에게 가르쳐준다. 이러한 특별한 역할은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는 창세기 5장 24절의 기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성경에서 에녹에 관한 언급은 극히 제한적이라 그런지, 에녹서에서도 그의 생애나 행적에 대한 언급은 한정되어 있다. 동물묵시록에서 아담과 하와의 후손에 대한 기록(85:3-9) 이후 계보에 대한 언급이 잠시 중단된다. 중간에 에녹이 자신의 계시 수령 체험을 기록하며 신적 심판의 사유(86-88장)을 말한다. 이후 노아가 등장하며(89:1) 다시 고대 이스라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은 아담과 노아를 비교하는 기법인 동시에 에녹의 생애를 건너뛰는 효과가 있다. 면밀히 말하자면, 동물묵시록에서 에녹의 역할은 환상을 보는 관찰자이다.

노아는 홍수 심판의 때에 방주를 지어 구원을 경험한 인물이다(창 6-10장). 노아가 구원을 받은 이유는 창세기 6장 9절에 "노아는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라 그는 하나님과 동행하였으며"라는 기록이 대변해 준다. 동물묵시록에서 노아는 흰 황소로 등장하며 추후 사람으로 변한다(89:1). 사람으로 변하는 시점은 방주 사건 이후로 보인다 (89:9). 에녹서의 핵심은 하나님의 심판과 회복을 선포하는 데 있으며, 노아의 홍수를 다가올 심판을 위한 심상으로 사용한다. 에녹서는 ‘노아의 탄생'(The Birth of Noah, 106-107장)을 수록할 정도로 노아를 중요한 인물로 그린다.

고대 이스라엘 역사에서 모세가 갖는 위치는 남다르다. 그의 위상을 반영하듯이 동물묵시록에서 제일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인물이 바로 모세이다. 단순히 구절만 비교해도 노아(89:1-9)보다 모세(89:17-38)가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에녹서 전체에서는 노아의 비중이 더 크다. 모세는 양으로 태어나 사람이 된다(89:36, 38). 그가 변형하는 순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하나의 입장은 성막과 연결하는 해석이다. 몇몇 학자는 본문이 변형과 성막을 연결하도록 유도한다고 지적한다 (“And I saw in this vision, until that sheep became a man and built a house for the Lord of the sheep and made all the sheep stand in that house,” 89:36). 한편으로는 시내산 현현을 변형의 순간으로 보는 입장이 있다 (James VanderKam and Dulcinea Boesenberg). 나는 후자의 견해를 지지한다. 내가 생각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본문은 변형 이후 성막을 지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우선, 모세의 생애에서 성막 건축 이전의 광야 생활을 압축적으로 진술하면서 양에서 사람으로 변형된 순간으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89:36). 또한 모세의 광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변형으로 간주할 수 있다(“And that sheep that had led them, that had become a man, was separated from them and fell asleep, and all the sheep searched for him and cried bitterly because of him,” 89:38). 모세의 생애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부분은 시내산 현현이다. 두 번째, 변형과 성막 사이의 상관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 솔로몬의 업적은 성전과 궁전 건설이다(89:50).  변형과 성막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면, 솔로몬은 사람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본문에 의하면 솔로몬은 조그만 양에서 숫양이 된다고 묘사되어 있을 뿐이다(89:48b).

이처럼 동물묵시록에서 사람으로 그려지는 역사적 인물은 에녹, 노아, 모세가 전부이다. 이외에 사람으로 간주할 수 있는 등장인물은 70 목자들(89:59)이다. 이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존재이다(89:59). 70 목자를 타락한 천사와 연결하는 해석이 있는데, 나는 그러한 견해를 수용하지 않는다. 본문은 명백히 하나님이 70 목자를 소환했다고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타락한 천사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동물묵시록에서 이방 세력은 온갖 짐승으로 묘사되지만, 여기에서는 이방 통치 기간의 정당성을 위해 ‘목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흥미롭게도 그들의 임무는 양 떼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것이다 (89:59–60). 70목자는 70년을 다스린다. 70년의 시대 구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데, 내가 볼 때 목자의 숫자나 통치 기간의 관련성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70’이라는 숫자의 상징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70년이 이방 통치자의 지배라는 해석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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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대로, 나는 동물묵시록을 목자-왕 전승과 연결 짓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동물묵시록의 특징을 분석하고, 뒤이어서 목자-왕 전승과 비교해야 한다. 현재 내가 골몰하고 있는 주제는 '큰 뿔 달린 숫양'이다. 지난 글에 나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1. 뿔 달린 숫양으로 묘사되는 인물은 사울과 유다 마카비 둘 뿐이다.
2. 큰 뿔 달린 숫양은 오로지 유다 마카비 이외에는 없다.

이 두 가지가 중요한 이유는 동물묵시록에서 숫양과 뿔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에 앞서 해결해야 할 질문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큰 뿔 달린 숫양'이 과연 유다 마카비를 가리키는가?"이다. 다수의 견해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으로 인해 나 역시 별다른 의심 없이 큰 뿔 달린 숫양은 유다 마카비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소수의 견해는 어디든 존재한다. Menahem Kister와 Eyal Regav가 바로 다수의 견해에 맞서는 소수 진영에 속한 학자들이다.

 

결론부터 말해, 나는 '큰 뿔 달린 숫양'은 유다 마카비로 봐야 한다는 다수의 견해를 지지한다. 소수 견해가 갖는 장점이 있지만, 그 장점은 다수의 견해를 취해도 설명이 가능하다. 문제는 소수 견해를 따르면 쉽게 풀 수 없는 의문들이 제기된다.

 

이 질문과 관련해서 파생되는 연결고리들이 있고, 지도 교수와 대화를 나눠야 할 주제들이라 현 단계에서는 내 생각만 짧게 남겨두려고 한다.

 

분단국가에 살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쟁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는 세대라 실향민이나 전쟁 포로의 심정을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또한 고대 유대인의 사상과 심상을 갖지 않은 현대인으로서 그들의 생각을 온전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기간으로 여겨지는 셀류키드 제국의 치하에 놓인 유대인들이 어떤 생각을 품었을지는 그리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다.

 

셀류키드 제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 수많은 유대인은 오랫동안 사악한 셀류키드 제국을 물리치고 다윗 왕국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독자적인 나라를 꿈꾸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유다 마카비가 등장한다. 제사장 가문 출신이지만 뛰어난 전술과 지도력으로 크고 작은 전투에서 승리한다. 유다의 죽음 이후에도 그의 형제와 자녀들이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 끝내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성전을 정화한다. 따라서 마카비 가문의 수장 유다 마카비는 그야말로 메시아이다. 헤스모니안 왕조에 대한 후대 평가는 분분할 수 있지만, 당시 유대인들에게 유다 마카비와 그의 가문에 거는 기대는 현 순간이 하나님의 종말론적 구원을 앞둔 시점이라고 믿는 데까지 나아간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Joseph Klausner의 유다 마카비가 메시아로 인정 받지 못한 이유에 관한 연구는 흥미롭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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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목자-왕 전승과 몇몇 주제로 에녹 1서를 바라보고 있다. 내 생각을 정리하며 에녹 1서 영문판과 관련 자료를 참고하던 중, 나쁜 사례가 발견되어 공유해 본다.

 

학자는 자료 검증에 철저해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1차 문헌인 에녹 1서 영문판을 제대로 읽지 않고 성급하게 2차 문헌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두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1. 뿔 달린 숫양으로 묘사되는 인물은 사울과 유다 마카비 둘 뿐이다.

2. 큰 뿔 달린 숫양은 오로지 유다 마카비 이외에는 없다.

 

이 두 가지가 중요한 이유는 동물묵시록에서 숫양과 뿔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저자의 학문적 성과는 인정받아야 마땅하지만, 이러한 실수를 지적해 주는 것 역시 후학의 임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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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과 외경

성찰 2021. 3. 29. 19:27

정경 형성사는 기독교 신앙 공동체에서 "정통"(orthodoxy)으로 분류되는 주류 신학을 분석하는 자료가 되는 동시에 교회 분열을 야기한 "이단"(heresy)의 사상을 반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참 제2성전기 문헌을 탐독하고 있어서 외경에 관한 통찰력이 부족한 상태이고, 스스로 정경 신학을 정립하는 과정이라 이 주제를 다룰 시점은 아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두 가지 전제는 확실히 밝힐 수 있다.

 

첫 번째, 정경과 외경 사이에 확실한 이질감이 존재한다.

두 번째, 정경 내 신학적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사이를 묶어주는 내적 일치성이 있다.

 

나는 고대 유대인들과 초기 유대 기독교인들이 향유했을 사상을 추적하면서 칠흑 같은 어둠 가운데 촛불을 들고 걷는 듯한 기분을 자주 느낀다. 동시에 성경 자체가 하나님의 계시이자 하나님과 인간의 교통의 흔적이며, 인간이 하나님의 존재에 관한 질문에 답을 얻어가는 과정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앞으로 제2성전기 문헌을 더 들여다보고, 성경 전체의 흐름을 관통한 후에야 정경과 외경의 차이를 논할 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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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신학 전공 유학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다.
★ 내 경험과 주변 사례를 종합하여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했지만, 유학 희망자 본인이 가장 최근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 내 경험은 미국 석사 과정과 영국 박사 과정 준비 단계에 한정한다.

보통 유학생이라고 하면 그래도 재정적 형편이 중산층 이상은 되지 않겠냐는 시선이 있다. 신학 전공 유학생의 경우 저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대부분 재정적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버지가 중대형 교회 담임 목사거나 집안 형편이 좋은 경우, 장인어른이 넉넉하게 후원해주는 경우, 아내가 현지에서 중상층 수준의 수입을 버는 경우, 부부가 결혼 이전에 저축을 많이 해둔 게 아니라면 재정 문제가 크나큰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에서 학업을 지속할 경우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 대출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결국 빚이지만 학업에 뜻이 있다면 비교적 저렴한 이자를 내고 박사 학위까지 지속할 수 있다.

반면 유학생은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 내가 아는 한 한국장학재단이나 은행 등 유학생을 위한 학자금 대출을 시행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더구나 현지에서도 유학생에게는 학자금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학교는 입학 절차 과정에서 유학생에게 재정 증명서를 요구한다. 보통 입학 통지서와 함께 재정 증명과 관련된 문서를 보내고, 학위별 평균 소비 비용을 적시한 자료를 준다. 학위 과정 동안 수업료와 생활비 등을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이다. 재정 증명은 은행잔고증명서를 제출하면 된다. 부부와 부모는 관계 증명서와 같은 추가 자료 없이 은행잔고증명서를 첨부하면 되고, 그 외 친인척은 공증 같은 서류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추후 자세하게 확인해 보시라. 은행잔고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면 계좌 이체가 며칠간 보류되는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교회나 선교 단체 등 특정 기관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줄 경우 관련 문서를 첨부해야 한다. 앞으로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제공한다는 확인서와 단체의 재정 건전성을 증명할 서류가 필요하다. 장학생 후원을 해 본 적이 없거나 유학생 본인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단계가 아니라면, 후자와 관련된 부분에서 잡음이 생기거나 일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관련 단체로부터 신속하게 서류를 받아야 하고, 작성 언어는 당연히 유학 국가 언어이어야 한다. 때로는 장학금 지원 단체에 영어나 타 언어에 능숙한 담당자가 없으면, 유학생 본인이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기관장이 서명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현지 학교에서 재정 증명을 요구하는 이유는 유학생의 재정 건전성을 확인하는 데 있다. 미국은 유학생 신분으로 현지에서 직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재정 증명을 중요하게 본다. 더구나 미국은 유학생이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눌러앉는 사례가 많아서, 신학 전공자들도 예외 없이, 학교나 대사관에서 재정 증명을 중요하게 본다.

대부분 2~3년 정도 현지 생활이 가능한 재정을 마련한 후, 박사 과정은 장학금 혜택이 많은 학교로 진학하는 계획을 갖고 유학길에 오른다. 

영국 학교에서는 내게 재정 증명을 요구한 바가 없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한국에서 학위를 진행하느라 Distance Learning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다. 또한 영국은 유학생이라도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근래에 석사 과정 중에 하루 6시간씩 아르바이트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는 사례를 들은 바 있다.

학생은 돈이 필요한 직업이다.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쓰는 직업이다. 석사 과정 후에 바로 박사 과정에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고, 보통 1년이나 2년 이상을 박사 과정 진학을 위해 준비하기도 한다. 또한 박사 과정에서 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재정적 안정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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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신학 전공 유학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다.
★ 내 경험과 주변 사례를 종합하여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했지만, 유학 희망자 본인이 가장 최근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 내가 영미권 국가 유학생이라 영어, 특히 토플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 영어권 국가는 토플(TOEFL)이나 아이엘츠(IELTS)를 준비해야 한다.
★ 영어권 국가 학교 중 듀오링고(Duolingo)를 인정해주는 학교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평가 방식이라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토플이나 아이엘츠보다 수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 미국의 경우 석사 과정에서 GRE를 요구하는 곳이 몇 군데 있고, 박사 과정은 대부분 요구한다. 영국 학교는 GRE를 요구하지 않는다. 

어학에 관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 희망 국가에 따라 준비하는 언어가 달라진다. 두 번째, 어학 성적에 따라 진학할 수 있는 학교가 달라진다.

보통 유학 희망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이다. 신학 분야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진학하는 사례가 잦다. 본인의 희망 국가에 따라 언어를 준비하면 된다.

어학 공부는 독학과 학원으로 나뉜다. 순수하게 독학으로 어학 점수를 취득하는 사례는 드물다. 학사 학위를 해외에서 취득한 경우에 독학으로 고득점을 냈다는 말은 들어 보았다. 청소년기에 부모를 따라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에 3년 이상 체류하며 학교에 다닌 경험이 있는 경우 2달 정도 시험 비법을 배우고 고득점을 하는 경우는 종종 보았다.

보통 독학을 하다가 학원에 등록하거나, 처음부터 학원에 등록한다. 학원에서 전 과목을 수강할 경우 배치 고사를 치르도록 하는 곳이 있다. 배치 고사와 무관하게 본인이 희망하는 등급에 수강 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수업 자체를 못 따라갈 확률이 매우 높다. 웬만하면 배치 고사 결과대로 강의를 수강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학원에서는 빠르면 3개월, 보통 6개월, 늦으면 1년이면 희망 점수를 만들 수 있다고 광고한다. 그러나 이런 광고에 나오는 사람들은 성공 사례일 뿐이다. 중간에 포기하고 사라지는 수강생들, 무기한으로 기한이 늘어나 버린 수강생들 역시 넘쳐난다.

중요한 건 자신의 어학 실력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실망스러운 결과에 무너지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다. 당연히 학원비와 시험 비용도 필요하다.

귀동냥으로 주워들은 바로는 독해(reading)와 듣기(listening)을 독학하고, 말하기(speaking)과 작문(writing) 시험 요령을 학원에서 배우는 수강생이 많다고 한다. 이 경우 독해와 듣기를 합쳐 50점 이상을 만들고, 말하기와 작문에 집중한다. 어휘 암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내가 봐도 이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진학 가능한 학교는 영어 성적으로 판가름 난다. 석사 유학의 경우 토플을 기준으로 세 등급, 즉 80점, 90점, 100점으로 나눌 수 있다. 교단 별로 선호하는 학교가 조금씩 다르다. 흔히 보수 진영에서 선호하는 학교를 점수별로 나누면. 토플 80점대는 Calvin Theological Seminary, 90점대는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 100점대는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를 꼽을 수 있다.

박사 과정은 토플을 기준으로 90점대를 요구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대부분은 100점대를 요구한다. 최상위권 학교의 경우 110점 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앞서 "유학 자격 조건: 학력과 성적"에서 다루었듯이, 해외 학교 입학담당자가 지원자에게 가장 궁금한 부분은 수학 능력, 그중에서도 어학 능력이다. 따라서 공인 어학 성적은 최대한 고득점을 낼 필요가 있다. 석사 유학 단계에서 고득점을 낼 경우 차후 박사 과정 지원 단계에서 수월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아주 드물게 자체 영어 시험을 요구하는 학교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해당 학교 한인 유학생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만약 지원 국가 내 대학교 졸업자라면 공인 어학 성적 면제를 요청할 수 있다. 국가마다 학교마다 상황이 달라서 단언할 수 없지만, 영미권 대학원은 지원자가 서류 접수 기준 3년 이내에 영어 사용 국가에서 대학교 학위를 마쳤을 경우 영어 성적 면제(English Proficiency Waiver)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자는 이 부분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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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지만, 유학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겠다 싶어서 각 항목별로 더 자세하게 다루려고 합니다.

★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로 가볍게 치부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고민으로 다가올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제 글에는 제 경험과 미국 유학 시절 만나 교류했던 한인 유학생들, 그리고 실제 상담 사례가 녹아 있습니다.

★ 매번 강조하지만, 유학 상담은 학교 교수님이 일차 대상입니다. 학교 교수님 본인이 유학생이었고 현재도 사례를 가장 많이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께 상담을 요청하시면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재학생의 견해는 그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본교에 유학 상담을 요청할 교수님이 마땅치 않다면, 유학생 네트워크 나모스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학교 수준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 입시 요강을 보면 본교에서는 지원자의 출신 학교 명성을 본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옥스퍼드대학교가 지원자의 출신 학교를 중요한 조건으로 본다면, 미국 유학생을 기준으로 아이비리그 출신만 선발해야 본교의 명성에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재학생들의 프로필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미권 학생 중에 순위가 낮은 학교 출신자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인 유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SKY 출신이 아닌 재학생도 자주 있습니다.

학교 수준은 중요합니다. 요새는 유아 교육부터 대학교 진학을 내다본다는데, 초중고 12년, 최소한 중고등학교 시절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했느냐에 따라 학교 간판이 바뀌는 것은 사실입니다. 학벌주의는 위험하지만, 출신 학교에 대한 인정은 필요합니다. 교육의 경우 부모의 재력과 교육열 등 주변 요소가 많이 작용하지만, 학생의 재능과 노력이 제일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웨신 시절부터 미국 칼빈신학교까지 만난 대학원 재학생들을 보면, 학부를 유수한 학교에서 공부한 분들이 대학원에서 성실하게 공부하고 우수한 성적을 냅니다. 결국 학력은 성실함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항상 예외는 존재합니다. 뒤늦게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있지요. 신학대학원, 특히 목회학 석사 과정(MDiv)은 타 전공에서 신학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런지 이런 사례가 자주 발생합니다. 목회자가 되려고 신대원에 와보니 신학이 재밌어서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생기고 유학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중에 학부 성적이 좋지 않은 이들이 있습니다. MDiv는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데, 학부 성적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는 겁니다.

실제로 이런 고민은 중요합니다. 학교 지원 시 대상 학교에서 중요하게 보는 성적은 바로 이전 출신 학교의 성적입니다. 가령 영미권 학교 석사 과정을 지원한다면, 학부 시절 성적을 봅니다. 왜 그러냐면 MDiv 과정의 성격 때문입니다. 수많은 신학생이 문교부 인정 대학원을 다니고 있으니까 MDiv를 학력(academic career)이라고 가정하지만, 실제로 MDiv는 직업 훈련 과정(profession)입니다. 우리는 목회학 석사 과정은 목회자 양성 과정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학술 과정이 아닙니다. 실제로 영미권 학교 지원 포털에서 지원서를 작성하면 MDiv는 선택 항목에 없는 경우가 많아서 academic career에 입력할 수 없고, profession에 기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석사 과정 지원 시 학교는 지원자의 학부 성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학부 편입을 고려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 상담 사례입니다. 저에게 학부 편입이 가치가 있냐고 묻는다면, 저는 가차 없이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학부 편입으로 소모할 2년이라는 시간과 학자금 등 모두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승률이 높은 대안이 존재합니다.

Divinity School이나 Seminary는 MDiv의 특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성적 증명서를 제출합니다. 여기에 MDiv 성적 증명서가 포함되지요. 영미권 학교에서 지원자의 신학 학습 능력을 판가름하려면 지원자의 MDiv 성적 증명서를 참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학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MDiv 성적으로 만회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원자의 학부 성적이 현저하게 저점을 기록해도, MDiv 성적이 우수하다면 반등할 요소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지원자는 MDiv 성적에서 고득점을 기록해야 합니다. 더구나 성적과 추천서는 비례하니까요. 제 기억에 많은 학교가 4.3을 기준으로 3.6 이상을 요구하고, 최상위권 학교는 3.8 이상을 요구합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요구 사항과 실제 합격점은 다르죠. 3.6을 요구하면 3.8 이상이어야 합격이고, 3.8을 요구하면 4.0 정도를 받아야 안전합니다.

또한 학교 입장에서 지원자의 학교 성적만큼 혹은 그 이상 중요한 요소는 영어 실력입니다. 독일이나 다른 언어권 국가 학교에 지원할 예정이라면 현지어를 고려하겠지요. 실제로 영미권 학교는 지원자의 영어 성적을 중요하게 봅니다. 만약 지원자의 학교 성적이 별로라고 해도 영어 성적이 높다면 합격증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현재 MDiv 과정에 재학 중이라면 학부 성적에 연연하지 마시고, 우선 MDiv 성적에 신경쓰시고 그다음에 TOEFL이나 IELTS에서 고득점을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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